민선3기 출범이후 민선2기때 추진돼 온 각종 역점사업들이 백지화되거나 대폭 축소된 것으로 드러나 예산낭비와 '생색내기식 행정'이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는 내년 상반기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서당마을 조성사업을 전면 백지화했다.

서당마을의 주요 기능인 정신문화 교육 기능을 현재 건립중인 효박물관에서 수행하면 된다는 게 백지화 이유다. 물론 관련 사업비도 추경에서 전액 삭감했다.

도는 또 지난 1월 착공한 용인시 축구센터 조성사업에도 5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용인시가 공동건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지원계획을 취소하고 예산을 모두 예비비로 돌렸다. 특히 임창열 전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과천~의왕 유료도로 관리권 매각도 전면 백지화했고 파주시 자유로변 통일동산내 태권도 전당 건립계획은 잠정 유보시켰다.

고양시는 민선2기때 개명산 일대를 레저콤플렉스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민간업체인 올림픽스포츠코퍼레이션을 전체 개발계획의 하나인 골프장 개발사업자로 선정했었으나 민선3기 출범이후 주민반대를 이유로 백지화했다.

성남시는 중소기업제품 공동브랜드사업인 '어울리오사업'을 지난 2000년 4월부터 성남산업진흥재단에 위탁, 올해 마케팅 및 홍보비로 2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시가 독자적으로 홍보하겠다'며 1억원의 예산만 책정하는 등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구리시도 아차산 백교부락 일대에서 고구려 유물이 대량 출토되자 지난 2000년초 시청정문앞에 고각을 건립하는 등 고구려 테마파크조성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신임 시장이 “지역실정에 맞지 않는다”며 광개토대로로 명명한 지명조차 '장자못대로'로 개명할 것을 지시하는 등 사실상 백지화시켰다.

남양주시는 전임 시장때 계획한 외국어고 및 대안학교 유치, 시외버스 및 공용버스터미널 신축, 건강박람회 개최 등 굵직한 역점사업들을 전부 취소시켰다.

이밖에 파주시는 전임 단체장이 351억여원의 외자를 유치, 공설운동장내 골프연습장 및 실내스포츠센터를 추진했으나 신임 시장이 사업타당성이 없다며 백지화를 검토하고 있고 여주군은 사업공고 및 용역수행에 수천만원이 소요된 국립자연사박물관과 테마박물관, 군청사이전사업 등을 백지화시킬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 '주관적 잣대' 낭비 악순환

자치단체의 각종 사업들이 지역실정에 맞지 않는다거나 타당성이 없다는 신임 단체장의 주관적인 잣대에 휘둘려 백지화되거나 대폭 축소되면서 예산낭비만 초래한 채 흐지부지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군의 경우 전임 단체장이 추진해오던 사업을 전면 승계하거나 오히려 자문을 받아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지화 실태

손학규 도지사 취임 이후 전임 지사가 추진하던 굵직한 각종 사업들이 줄줄이 백지화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일반인들의 여가생활을 위해 수원시 금곡동 일대에 건립을 추진하던 양궁 및 국궁장 조성사업은 당초 19억원을 들여 최장 140m의 사대(射臺)와 탈의실 등 부대시설을 갖춘 3천여평 규모로 건립해 지난 9월께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손 지사가 “국궁장이 68개나 있는 만큼 새로운 국궁장에 대한 필요성이 높지 않다”며 도의회에 제출된 추경예산 사업비 19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도는 또 14억원을 들여 지리산 청학동과 같은 예절 및 학문교육을 실시할 서당마을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에 3천800여평의 부지에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건립중인 효박물관에서 수행할 수 있다”며 백지화시키는 대신 영어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양시는 지난 2000년말 일산구 고봉동에 지방산업단지인 '고양산업단지' 조성계획을 수립 공업예정지구로까지 지정했으나 경기도가 공장허가물량을 배정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9월 완전 백지화를 선언했다.

벽제동 산 1 개명산 일대 골프장개발사업도 지난 2000년 민간업자인 올림픽스포츠코퍼레이션을 개발사업자로 선정했으나 신임 시장취임 이후 주민반대를 이유로 취소시켰다.

의왕시도 민자유치방식의 백운저수지 관광지구개발계획을 수립, 수억원의 용역비를 투입했으나 타탕성이 없는데다 지구지정이 어렵다며 백지화시켜 예산만 낭비됐다.

성남시는 지난해 5월부터 분당율동공원내 2만6천여평의 부지를 활용, 세계적으로 예술성이 뛰어난 문화유적 및 건축물 등을 25분의1로 축소해 전시하는 미니랜드 조성사업을 민자유치 방식으로 추진, 각계전문가를 구성해 현장답사와 함께 타당성 조사까지 마쳤으나 단체장 교체직후인 지난 6월 “시민단체가 원형보전 또는 생태학습지 조성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취소키로 결정했다.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한 '어울리오사업'도 당초 지난 5월 제2종합운동장내 매장을 개장, 본격적인 홍보마케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단체장 교체 이후 당초 2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