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가 그린벨트 불법 훼손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 들어 경기도내에서 적발된 그린벨트 훼손 건수의 90%가 하남시에 집중돼 GB지역 주민의 80%가 전과자로 전락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12일 오후 하남에서 광주로 가는 국도 45호선.
하남시 천현동을 출발, 광주 방면으로 10여㎞를 달리자 상산곡동과, 하산곡동이 잇따라 나타난다. 차량으로 불과 5분여를 달린 짧은 거리지만 도로를 따라 줄지어 늘어선 창고와 공장은 언뜻 보기에도 70여동을 훨씬 넘고 있다.
하나같이 조립식 가건물에 파란색 지붕을 얹은 공장과 창고들이 오밀조밀 모여있어 마치 물류단지 모습을 방불케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공장이나 창고가 전혀 들어올 수 없는 그린벨트.
올 초 이 지역 주민 10여명이 그린벨트 훼손 혐의로 고발조치돼 검찰에 구속되거나 벌금을 내는 강력한 처벌을 받았지만 하남시 구석구석에서는 여전히 그린벨트 훼손이 자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그린벨트 훼손이 진행됐다.
시가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적발한 그린벨트 훼손 건수는 모두 3천679건.
같은기간 경기도 전체 적발건수의 90%를 차지했고 지난 71년 하남시에 그린벨트가 지정된 이후 지난 26년간 적발된 건수(3천77건)보다도 많았다.
이같은 이유는 지난 2000년 7월 하남시가 창고 등으로 불법 용도변경되는 축사의 건축허가를 전면금지키로 한 조례를 시행하기 앞서 무더기로 건축허가를 내줬던 3천여동의 축사들이 모두 공장과 창고로 불법용도변경 됐기 때문이다.
현재 하남시 그린벨트지역내 축사의 90%가 창고와 공장 등으로 불법 용도변경돼 사용중이며 GB지역 주민의 80%가 당국의 고발로 전과자 신세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주민 조모(62·천현동)씨는 “그린벨트에서 농사를 지어봐야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고 결국 축사를 지어 창고로 불법임대해 임대료를 받아 먹고 살 수밖에 없다”며 “불법인 걸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년간 계속돼온 '주민들의 생계형 불법'과 '당국의 고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남시 축사협의회 조준구 회장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결국 하남시 그린벨트지역 주민 전체가 전과자로 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자치단체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다.
그린벨트 훼손 '몸살앓는 하남시'
입력 2003-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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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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