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나는 용인사람들

주택수요자들이 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을 받고 싶어하는 지역 1위로 꼽힌 지역이 용인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용인지역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미 분양이 완료됐거나 분양중인 수지2지구, 상현지구, 죽전지구, 구성지구 등지의 아파트 매매가는 분양가보다 낮게 나오는가 하면 분양후 입주를 포기해 비어있는 집이 늘고 있다.

용인시 상현동에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6)씨는 “청약률을 보면 수요가 없는 것도 아닌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입주가 시작됐으나 60평이상 대형아파트 분양권값은 여전히 분양가를 밑돌고 있다”고 의아해했다. 또 상현동 H아파트의 경우 지난 5월말 입주기한이 완료됐는데도 현재 입주가구는 70%선을 넘지 못하고 있고 올해 입주가 시작된 수지읍 D, L, H 아파트단지도 상당수의 빈집이 발생하고 있다. 이주를 하거나 입주를 포기하는 분양자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 1990년이후 개발붐이 불었던 용인 서북부지역은 급조된 아파트 건설로 인해 자족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입주후 생활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4분기 인구이동현황을 보면 전국 232개 시·군·구 중 용인시(1만5천215명)가 수원시(1만6천286명) 다음으로 전입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고 용인시로 전입해 오는 인구의 31%(4천774명)가 인근 성남시에서 이주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전출되는 인구도 적지 않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표면적으로는 아파트 공급물량이 대거 몰리면서 전입자들이 늘고 있지만 속내는 입주포기자, 입주후 전출자도 만만치 않다고 용인시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실제 용인시 1편(난개발)에서 지적했듯 1990년이후 개발붐이 불면서 아파트 건설이 시작된 용인 서북부지역은 개발초부터 자족기능과 삶의 질을 위한 도시공간 개발이 아닌 마구잡이식으로 아파트만 짓고 보자는 ‘난개발’이 이뤄져왔다. 그 결과 용인 서북부지역은 교통난, 학교난, 생활불편난 등 난개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앞서 1편(난개발)에서 살펴보았듯 수지 1·2지구, 죽전·동백지구 등 18곳에서 13만가구 규모의 택지개발이 조성됐거나 추진중이고 민간주택건설업체가 76곳에서 아파트 4만2천200가구를 건설 중인 용인 서북부지역의 인구는 지난 6월말 현재 22만799명에 달한다. 전체 용인시 인구(49만3천551명)의 45%가 몰려있다. 특히 죽전지구 조성이 완료되는 오는 2006년에는 85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분당의 2배가 넘는 인구가 모여살게 된다.

그러나 이 지역의 도로율은 1.8%로 분당의 19.9%, 일산의 20.9%에 비해 턱없이 낮아 성남이나 광주, 서울로 가는 유일한 도로인 풍덕천 4거리는 하루종일 정체현상을 빚는 등 교통대란을 겪고 있다.

인구 22만 도시에 수지출장소와 구성읍사무소, 동사무소 6곳 등이 전부이고 최근 상현파출소가 개소됐지만 치안을 담당하는 파출소는 고작 3곳에 불과하다.

또 학교는 초등학교 16개교, 중학교 7개교, 고등학교 3개교 등에 불과해 아파트 입주자들은 인근 지역 학교에서 2부제 수업으로 더부살이하거나 분당으로 위장전입해 학교를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학급별 평균 인원을 맞추려면 초등학교 43개교, 중학교 19개교, 고등학교 4개교 등 모두 66개 학교를 더 지어야 한다는 게 교육청의 지적이다.

종합병원은 단 한 곳도 없어 응급환자 발생시 수원이나 분당으로 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고 도서관은 용인시내 공공도서관 1곳이 위치해 있을 뿐 서북부지역은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해도 공연장은 단 한 곳도 없어 성남, 서울까지 가야 하고 영화관만 2곳이 시내에 위치해 있다. 게다가 쇼핑타운이 전무하다. 고작해야 수지에 할인점 1곳이 들어서 있을 뿐이어서 이미 서북부지역 주민들은 분당으로 ‘원정쇼핑’을 가는 것이 생활화돼 있을 정도다.

때문에 용인 서북부지역의 주민들이 문화욕구나 쇼핑을 위해 차를 몰고 이동할 수밖에 없어 열악한 교통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측면의 자족기능

용인시의 경제활동인구는 2000년 현재 23만5천936명으로 전체 인구 49만3천551명의 47%다. 산업별 취업인구는 1차산업 2만9천336명(12%), 2차산업 7만3천88명(31%), 3차산업 5만8천47명(24%)이고 나머지는 학생, 가정주부, 실업자 등이다.

용인시 도시기본계획에 보면 오는 2006년 경제활동인구는 43만227명으로 이중 취업인구는 1차산업 3만6천724명, 2차산업 13만3천543명, 3차산업 24만7천53명으로 모두 41만7천32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업비중도 현재는 2차산업 취업자가 많지만 앞으로는 3차산업이 높은 비율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2·3차산업에 종사하는 취업인구 가운데 용인지역에서 직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