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드리드.베를린=연합]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공습
에 반대하는 '반미-반전'시위가 8일 파키스탄 국경도시 퀘타를 비롯해 뉴
욕과 버클리 등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에서 잇따랐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시민 1천여명이 이날 밤 좌파동맹 이스키에르다
우니다가 주최한 시내 중심가 반전집회에 참가,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보복공격에 항의했다.
가스파르 라마자레스 이스키에르다 우디나 대외협력국장은 '복수가 아닌
정의여야 한다'고 말하고 전쟁이라는 수단을 사용한 테러와의 싸움은 '언제
나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경찰이 군중들
의 집회 참석을 사전 차단하자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의 우파정부를 비
난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도 아프간 공습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무정부주의자와 평화주의자들이 대부분인 시위군중들은 '폭격을 중지하라,
전쟁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시위에 참가한 애너-마리젝 에이젤링크(23)은 '복수는 절대 해결책이 되
지않았다. 외교가 해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전시위는 과거 베트남전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서도 계속돼 300여명의 시위대가 대아프간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테러응징을 찬성하는 목소리도 높아 약 30여명의 친
미 학생들이 반전시위대에 야유를 보내기도 했으며 한 학생은 '반전 시위
대중 상당수는 직업적인 시위꾼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펴기위해 이곳에 왔
다'고 비난했다.
버클리 반전시위대 가운데에는 영화학교수 카렌 제이콥이 들어 있었으
며 그는 시위당일이 콜럼버스데이인 점에 착안, 미국의 對아프간 공격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대륙을 유럽의 식민지화하면서 발
생한 원주민의 숱한 죽음들과 비교했다.
이밖에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학생 4천-5천여명이 외무부 청사앞에 모
여 '테러반대' '전쟁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가행진을 벌이고 정부
에 대해 아프간 전쟁에 참여하지 말고 전쟁을 막기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
일 것을 촉구했다.
쾰른에서도 평화운동가 100여명이 미 문화원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본에서도 같은 숫자의 시위가 이어지는 등 독일 전역에서 반전ㆍ반미시위
가 잇따랐다.
이에 앞서 아프간 국경과 인접한 파키스탄 군사도시 퀘타에서는 1만-1만5
천명의 군중이 반미시위를 벌이며 상가와 경찰서에 방화하는 등 소요를 일
으켰다. 또 시위 진압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했으며 유니세프
와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사무소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