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남도 마식령에서 발원한 임진강이 굽이쳐 흘러 수도 서울의 한강과 만나 서해로 유입되는 천혜의 지리적 환경을 갖춘 파주시 역사는 1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주지역은 삼국 영토분쟁의 주요 요충지로, 고려와 조선시대는 수도인 개경과 한양사이 수도방비는 물론 정치·지리·환경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파주는 선사·역사시대와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오랜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수많은 문화유산과 흔적을 지금도 고이 간직한 문화의 보고다.

그러나 국보급을 비롯한 유·무형문화재등 지정된 문화유산들은 보호하고 있는 반면 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한 수백여점의 유물·유적들은 관리를 하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보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파주관내 미지정문화재 소개와 함께 소중한 파주문화 유산을 재조명한다.

#용연연못

파평면 눌노리 2천여평의 연못에 위치한 파평 윤씨 용연은 시조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려 태사 윤신달이 바로 파평 윤씨 시조로서 고려 태조 왕건을 도와 고려를 개국한 2등 개국공신이다. 관은 삼중대광 태사로 용연못은 그의 탄생지로 전해져오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신라말 진성여왕 7년(893년) 한가윗날 갑자기 뇌성벽력이 치면서 큰 폭우가 쏟아지고 운무가 자욱한 가운데 돌상자 하나가 이곳서 떠올랐다. 이를 본 백성이 관아에 신고후 고을태수가 도착하니 돌상자는 이미 연못 속으로 잠겨버린 뒤였다. 그때 연못가에서 빨래하던 한 노파 앞으로 돌상자가 떠올라 열어보니 오색의 우모에 싸인 아기가 있었다. 손바닥에 윤자 무늬가 선명해 윤씨라 불렀다는 이 아기가 바로 윤신달이다.

파평 윤씨 시조의 발상지인 용연못에는 남개연꽃이라는 수상식물이 자생하고 있는데 남개연꽃은 여름철에 노란색 꽃이 피는 희귀식물이다.

#능원묘(서곡리 벽화고분)

고려시대 벽화로 밝혀진 서곡리 벽화고분은 진동면 서곡리 산112에 위치해 있으며 벽화는 능원묘에서 발견됐다.

능원묘는 청주 한씨 종중무덤으로 1991년 도굴분으로 신고돼 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하다 묘내에서 벽화를 발견하게 됐다.

2기의 묘로 구성된 능원묘 1호묘는 분구 뒷면이 2호묘 전방에 구축한 축대에서 80㎝ 앞쪽에 위치했으며 2호묘와 북으로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2호묘는 북에서 남쪽으로 비스듬히 내려가는 구릉의 사질토 비탈을 L자형으로 파서 평탄하게 정지한 좁은 평지에 축조됐다.

#감악산비

향토유적 8호로 지정된 감악산비는 파주시 적성면 감악산 정상에 있으며 기단부·비신·개석을 갖춘 화강암 석비다. 이 비에는 글자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몰자비'라고 부르기도 하고 '설인귀비' '빗돌대왕비'등으로 불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 비에 대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속설에 의한 기록만이 존재하고 있다.

1982년 동국대 감악산 고비 조사단에서 2차례에 걸쳐 비를 조사한 결과 그 형태가 북한산의 진흥왕 순수비와 흡사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결론을 낼 만한 증거는 발견되지 못했다.

#마애사면 석불

경기도 유형문화재 156호로 지정된 진동면 동파리 마애사면 석불은 천연의 화강암 바위 위에 동서남북으로 다듬어 각면에 한구씩 불상을 새겨넣은 고려시대의 사방석불이다. 이 사방석불은 얼굴과 손모양이 마모됐지만 각 상의 세부는 분명한 편이다.

불상의 크기는 동면상이 111㎝, 서면상이 90㎝, 남면상이 99㎝, 북면상은 가장 큰 126㎝다.

이 마애사면 석불은 현재 가장 북쪽에 위치한 사방면불로 알려져 있다. 통일신라 사방불의 모습과는 다소 다른 고려말 라마계 도상이 유입되기 전 조성된 고려전기 사방불로 불교 조각사 및 사상연구의 귀중한 예이다.

#칠중성

적성면 구읍리 소재 칠중성은 적성향교에서 서쪽으로 500m 지점에 위치한 감악산에서 서북쪽으로 뻗어내린 줄기로서 주월리와 가월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칠중성은 국가분쟁이 심하던 삼국시대 이후 중요한 전략요충지였고 한국전쟁 당시에도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곳이다. 중공군 3만여명이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올때 영국군 1개 대대가 3일동안 중성산에서 버텼다.

칠중성 전체 둘레는 대략 700m내외이며 전형적인 형태는 북동~남서향을 장축으로 포곡형의 석축산성이다.

칠중성은 정상부를 비롯 성내부의 상당부분이 군부대의 참호구축 등으로 훼손되기는 했지만 성벽의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 임진강 적벽

임진강을 따라 길게 이어진 임진강 적벽은 용암이 수직으로 주상절리되면서 강의 양쪽이 경사를 이루는 특이한 형태로 선사시대등 수많은 유물이 발굴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철원 부근에서 마지막으로 일어난 화산활동은 신생대 4기인 27만년 이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용암대지는 이때 형성됐다. 용암 분포지역은 북한의 일부지역과 철원평야, 한탄강유역, 임진강하류 지역까지 96㎞에 이르고 있다.

주상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