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회를 맞고 있는 과천한마당축제는 새로운 예술감독의 선임과 함께 축제 명칭이 또 한번 바뀌었다. '경기-과천 마당극큰잔치'에서 '국제공연예술제' '마당극제' '한마당축제'로의 명칭 변화는 과천한마당축제가 그동안 걸어온 어려운 여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통적 연희양식에 기초한 한국의 마당극을 세계에 알리고 다양한 양식의 거리극, 야외극, 실험극들을 축제의 장으로 모으겠다는 초기 의도는 6년을 개최하면서 일관되게 발전되지 못했다. 어느 한 가지의 결정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과천한마당축제는 개최 연수 만큼의 축제적 정체성을 쌓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한마당축제가 과천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축제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축제의 내·외부에 존재해 온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요구된다. 먼저, 한마당축제가 표방하고 있는 축제의 목적을 보다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전통마당극에서 포괄적 공연예술, 마당극, 야외극으로 이동해 온 축제의 방향이 앞으로는 장기적이고 일관된 발전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명확한 축제 미션으로 정립되어야 한다. 축제의 미션이 명확하다는 것은 이를 구현하는 축제 프로그램 기획 및 전문적 운영능력이 뒷받침될 때 실질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축제 미션을 명확히 정리하고 중장기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것만큼 중요한 또 하나의 문제는 예술감독제도의 안정화이다. 프랑스 아비뇽 축제는 57회 동안 단 4명의 예술감독이 운영해 왔고,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축제의 경우 57회 동안 8명의 예술감독이 운영해 왔다. 이에 비해 한마당축제는 7회에 이르는 동안 이미 4번째 예술감독이 선임되었다.

예술감독 체계가 합리적인 제도로 안정화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술축제라는 선박을 이끄는 선장격인 예술감독의 적절한 선정, 선정 이후에는 충분한 권한과 역할의 부여, 안정적인 축제운영을 위한 일정 기간의 임기보장 등이 포함된 합리적 시스템으로서의 예술감독제도가 정착되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축제운영조직의 전문화와 안정화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를 위해 재단법인 설립 등의 축제운영 상설조직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재단법인 등의 설립형태를 구상하기 이전에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축제조직이 갖추어야 할 핵심 요소를 먼저 확보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축제전문인력 결합체계, 행정조직과의 공조체계 및 축제조직의 자율적 운영체계, 운영재원의 안정적 수급체계 등이 기본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조직형태로서 사단법인, 재단법인, 임의단체 등의 탄력적 상설조직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과천시처럼 지자체가 전폭적으로 도시의 축제 재원을 지원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는 축제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필요조건이 된다. 그러나 재원지원과 비례하는 행정적 간섭이 수반된다면 지원효과를 반감할 뿐만 아니라 역효과까지 따르게 된다.

지자체와 축제조직 간의 효율적인 공조체계가 절실하며 동시에 축제조직의 자율적 운영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과천한마당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충분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추미경·(사)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 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