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들의 지역사회 NGO(비정부기구) 활동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독재로 점철된 한국현대사에서 민주화 운동의 일익을 맡았던 성직자들이 최근에는 정치 영역을 벗어나 환경, 생명, 외국인노동자 구호사업 등 경기인천 지역의 다양한 NGO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산·화성환경운동연합은 석정호 스님, 주용태 목사, 김기창 신부 등 불교·개신교·천주교의 성직자 3명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인천경실련 공동대표인 오경환 신부나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박천응 목사 등은 성직자로서보다 오히려 활발한 NGO 활동으로 더 유명할 정도다. 또 수원 매원감리교회 이주현 목사는 경기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처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산의 장창원·오영미 목사부부 역시 노동자·외국인 쉼터를, 여성인 배월수 목사는 가정폭력여성과 저소득층을 위한 안산천사운동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불교신문이 자체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교계의 경우 전국 45개 단체에서 32명의 스님들이 NGO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이 넘는 18명은 환경보호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타 종교의 경우 정확한 통계가 나와있지 않지만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추측될 만큼 성직자의 현실참여는 활발하다. 이때문에 불교계에선 스님들의 사회참여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교육을 통한 책임의식과 전문성 고양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민언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주현 목사는 NGO 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사회정의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목회의 연장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예수님도 이 시대에 살았다면 이같은 활동을 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종교단체는 NGO역할도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각기 다른 교단의 세 성직자가 공동의장인 오산화성환경운동연합의 이홍근 사무국장은 “3개 교단의 성직자를 모시려고 의도했던 것은 아닌데 시차를 두고 자연스럽게 이처럼 됐다”면서 “이같은 모습이 각 교단의 생명존중과 평등을 표현하는 데 좋은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교인들은 사심이 없고 이미지가 깨끗해 도덕성이 중요한 NGO활동에서 일반인보다 유리하고 종교계의 조직력도 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성직자의 외부활동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반대의견의 대다수는 교회·사찰의 종교적인 책임과 행정·사무 등이 많아 다른 일을 겸할 경우 내부 일에 소홀해질 것이라는 이유다. 실제로 성직자 자신보다는 신자들이 이같은 의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활동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에선 “우리 종교계가 사회적 '공동선'보다 개인구원과 신비체험, 기복 등에 얽매여선 안된다”면서 “세계적으로도 종교인의 양심에 따른 사회활동이 지구적 관심사인 도덕과 자연생태에 큰 영향을 미치듯 보다 넓은 틀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성직자들 NGO 활동 '눈에 띄네'
입력 2005-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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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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