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교구장·최덕기 주교)은 빠르면 내년 8월 성모승천대축일을 기점으로 '교구장 주교 지구 대리제'(이하 대리구 제도)를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대리구 제도는 '교구와 본당의 중간단계'로 현재 수원교구의 17개 지구를 일정 수로 묶은 대리구를 '주교 대리'가 직접 관리케 하는 제도다. 즉 교구내에 지역을 갈라서 그 지역의 본당들이 주교의 역할과 책무를 대신하는 주교대리 신부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
수원교구의 이 같은 대리구 제도는 갈수록 본당 수가 증가하면서 교구 규모가 점차 커져 교구와 본당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짐에 따라 지구 사목 활성화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수원교구는 이에 따라 사제단의 의견을 종합해 지난 11월 대리구제도 준비위원회 위원을 임명하고 지난 2일 준비위원회 1차 모임을 가졌다. 내년 5월까지는 시안을 만들고, 7월엔 구체적 모델을 개발, 8월15일 성모승천대축일에 대리구 제도로 전환한다는 교령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 주교는 “근래에 와서 천주교회가 비대하고 대형화돼 본당 신자들이 익명화되고, 본당공동체의 유대가 약화되어 가는 것을 느껴 교구마다 소공동체 운동을 전개해 왔다”며 “우리 교구도 더욱 효율적인 사목을 위해서는 교구 사목 체제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대리구제도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리구 제도는 서울대교구가 '지역교구장제'라는 명칭으로 지난 2002년 3월부터, 대구대교구가 2003년 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