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가 `대리구제'를 시행(경인일보 2005년 12월 13일자 10면 보도)하기 위한 시작의 첫 단추를 꿰었다.

천주교 수원교구장 최덕기(바오로)주교는 지난 14일 6개 대리구 설정을 공포하고, 이에 따른 시행지침을 알리는 ‘천주교 수원교구 대리구제도에 관한 교령(수원교구 2006-1)’을 반포했다.

교령은 이날 오후 2시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주교좌 대성당에서 사제·수도자·평신도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미사중 반포됐으며 각 대리구를 이끌어갈 대리구장에 대한 임명장 수여예식도 함께 진행됐다. 또 최 주교는 ‘천주교 수원교구 대리구제도에 관한 교령을 발표하며’란 제목의 담화문도 함께 발표했다.

교령과 함께 발표된 수원교구 대리구제 운영 지침에는 대리구제의 목적, 대리구의 설정, 대리구장의 권한과 임무, 대리구청의 역할 및 운영 등 대리구제 시행에 따른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이 시행 지침은 다음 인사이동때인 9월 26일부터 적용되며 이때부터 대리구제에 따른 실질적인 업무가 전면 가동될 예정이다.

대리구란 고유한 권한을 가진 자가 누군가를 대리권자로 선정하여 특정한 지역을 관할하도록 하는 교회 행정상의 구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교구와 본당의 중간단계'로 지칭된다. 즉 각 지역의 본당들이 대리구제 내 대리구장으로 서임된 주교대리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로써 수원교구는 기존의 17개 지구를 묶어 6개의 대리구로 통합됐으며, 수원1·2지구는 수원대리구, 안양1·2지구는 안양대리구, 평택·안성·서부지구는 평택대리구, 용인1·2지구와 동부·이천지구는 용인대리구, 성남·분당·광주지구는 성남대리구, 안산지구와 시흥·광명지구는 안산대리구 등으로 각각 재정비됐다.

각 대리구장으로는 수원대리구장 최재용(바르톨로메오·63), 성남대리구장 김영옥(가브리엘·63), 안양대리구장 한상호(마르코·62), 평택대리구장 조원규(야고보·60), 용인대리구장 고건선(바오로·60), 안산대리구장 김한철(율리아노·51) 신부 등이 각각 서임됐다. 대리구장 6명은 교구장 주교의 일부 권한을 부여받음으로써 앞으로 관할 대리구를 대표하며 관할 지역에 대한 집행권을 갖고 대리구내 전반적인 사목을 주관하게 된다.

성남대리구장 김영옥 신부는 “우리 대리구장들은 모두 부족한 사람들이지만 이 부족한 부분은 하느님의 공동체 안에서 채워나가게 되리라 믿는다”며 “앞으로 도구로 불러주신 대리구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다'라는 평가를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