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는 지난 96, 98, 99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30여명이 사망하고 엄청난 재산피해를 당했던 불명예스런 멍에를 걸머지고 있어 장마철만 되면 시민들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물폭탄에 비유될 정도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지난 11일부터 일주일 동안 파주지역에 퍼부은 비의 양은 무려 467㎜. 예전 같았으면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문산, 장단, 적성면 등지를 거대한 호수로 만들었을 정도의 엄청난 강수량이었다. 그러나 이미 수마로 인한 쓰라린 아픔을 경험했던 시는 올해는 장마가 닥치기 3개월 전인 지난 3월부터 `처절하고 끈질긴' 대비태세에 매달렸다.

시는 장마전선과 태풍이 몰려 올 것에 대비해 대형 공사장을 사전 점검했고 직원들을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하면서 취약지에 집중 배치했다. 특히 임진강 범람에 대비, 저지대주민과 어민들에게 수시로 문자(SMS) 메시지를 발송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행락객이 많은 감악산 등 4개소를 순회하면서 안전선 확보와 사전 대피에 주력하고 침수에 대비한 배수펌프장 7개소를 매일 점검했다. 이 결과 물폭탄에도 불구, 파주시는 농경지 583㏊ 침수와 장남교 교통통제, 토사유입으로 주택 14동 침수말고는 별다른 피해 발생이 없었으며 이 마저도 지난 17일 완전 복구됐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방대책 그 것이었다. 그러나 파주시의 수방대책은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있다. 내년에도 혹 발생할 지 모르는 장마피해를 지금부터 확실하게 다잡아 놓겠다는 `원스텝어헤드시스템'을 전격 가동한 것이다. 시는 지난 17일 김문수 도지사의 파주수해지역 점검 때 광탄면 분수천 긴급 개수공사를 위한 교량건설 및 토비보상비 80억원의 예산반영을 건의했다. 분수천(경기도하천)은 지난 98년 범람으로 인근 주택 793동이 파손되거나 침수되는 등 주민들에게 엄청난 아픔을 안겼던 곳이다. 또 전임 손학규 지사도 도로폭이 협소해 눈비가 올때면 사고가 빈발한데다 LG필립스LCD 조성에 따른 교통량 증가로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어 지원을 약속했던 금촌동 후면도로와 대원~설문간 도로 개설을 위한 부족분 사업비 35억원을 도지사시책추진보전금으로 긴급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파주시의 이같은 적극적인 노력과 관련해 김 지사는 “파주수방대책은 인상적이며 도내 모범”이라고 평가하면서 “아직도 분수천과 같은 현안이 있느냐”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파주/김요섭기자·kimyr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