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너 이런 박물관 가봤니?'
 여름방학이다. 어떤 것을 체험할까? 방학을 맞은 학생과 학부모의 고민을 한방에 날려 버릴 수 있는 곳. 바로 박물관이다. 전통문화도 익히며 더위도 피할 수 있다.
 우선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에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타임머신을 타고 60~70년대로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지금도 문 열고 골목길을 나서면/ 구수한 밥짓는 냄새와 함께/ 그리운 이가/ 나를 맞이해 줄것만 같습니다./ 그 달동네의 옛 골목은/ 지금… 사라지고 없습니다.”
 1990년대 후반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수도국산 달동네.
 수도국산은 일제 강점기 배수지가 생기면서 붙은 이름이다.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에 들어서면 도시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던 옛 달동네 골목의 풍경이 펼쳐진다.
 골목 초입의 `은율 솜틀집'을 지나니 뻥튀기 장수 아저씨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부모들은 어릴적 시장에서 뻥튀기 장수 아저씨 옆을 지나다 갑자기 `펑' 하는 소리에 화들짝 놀랐던 기억을 떠올릴 듯.
 빨래집게에 줄줄이 매달려 있는 조미료와 담배 등을 팔던 구멍가게와 이발관에선 고단했지만 정겨웠던 시절의 냄새가 느껴진다.


 `혼식으로 부강찾고 분식으로 건강찾자', `쥐약 놓는 날, 일시에 쥐를 잡자' 등 빛바랜 포스터도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가난했던 그 시절에는 쥐도 참 많았지….
 아침 시간, 공동화장실 앞에서 줄지어 서있는 인형들의 표정이 너무 심각해 안타깝기까지 하다.
 가정에 필요했던 물품들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쇼윈도우, 수도국산을 중심으로 공중에서 찍은 사진 모자이크도 이색적인 볼거리.


 달동네 서민의 평범한 삶이 녹아있는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은 부모 세대에게는 향수를, 자식 세대들에게는 부모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의 장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료(10인 이상 단체관람객 50% 할인)는 어른(만19세 이상) 500원, 청소년·군경 300원, 어린이(만5~12세) 200원이다. (032)770-6131~2(인천시 동구 송현동 163)


 ◇인천, 상하이, 요코하마의 공통점을 찾아라(인천시립박물관)
 내친김에 타임머신의 시간 조절 스위치를 좀더 과거로 돌려보자.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인천시립박물관. 2년4개월에 걸친 증·개축 공사를 마치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지난 10일 재개관한만큼, 이번 여름방학에 꼭 들러봐야 할 필수코스다.
 인천시립박물관의 역사1실에서는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2실에서는 조선시대와 일제 강점기의 인천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재개관을 기념해 중국 상하이와 일본 요코하마와 연대한 국제 교류전인 `도시기행-상하이, 요코하마 그리고 인천'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구 제국주의 식민지 확대의 희생물로 개항됐고 세계인이 공존하는 국제도시로 성장하는 등 도시 형성 및 발전과정으로 볼 때 중국 상하이와 일본 요코하마, 한국의 인천은 여러모로 닮은 도시다.
 인천시립박물관에서는 각종 유물과 자료 등을 통해 이들 세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느껴볼 수 있다.
 박물관 2층에 마련된 안내데스크에서 받은 입항카드를 입항관리소에 내고 도장을 받아 이들 도시에 상륙, 시간여행을 시작하는 이색적인 절차도 박물관 관람의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도시기행-상하이, 요코하마 그리고 인천전'은 오는 9월10일까지 열리며 개항 이후 20세기 중반까지의 유물이나 모형 건축물, 도시 풍경, 각종 기록, 사진 등 400여점이 전시중이다.


 240평에 불과했던 전시면적을 467평으로 두 배 가량 늘려 다시 개관한 인천시립박물관에선 개항 당시 거리를 거닐 수 있고 1920년대 월미도의 4계절을 담은 동영상도 볼수 있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박물관 체험교실에서 다양한 전통을 체험할 수 있다.
 70여평 규모의 카페테리아와 도서 및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뮤지엄숍, 40석의 세미나실과 200석 규모의 공연장도 갖춰져 있다.
 이밖에 박물관 인근에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과 송도유원지 등이 있어 가족단위 역사·문화체험 장소로 손색이 없다. 8월까지는 무료이고 개관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032)832-2570(인천시 남구 옥련동 525)


 ◇한눈 팔 틈이 없다(어린이박물관)
 여름방학, 어린이들에게 상상력과 호기심을 키워주려면 어린이박물관이 제격.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인천어린이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최대 규모의 어린이 박물관으로서 인천 문학경기장 내에 위치한 인천어린이박물관은 전시물을 단순히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만지고 조작하는 체험식(hands-on) 박물관이다.
 지구촌문화탐구, 과학탐구, 교구탐구, 도서탐구, 공룡탐험 등 다양한 영역의 상호작용 전시장을 비롯해 입체영상관, 아트체험실 및 기타 편의시설까지 갖추어져 있다.
 문화탐구관에선 인종, 지리, 풍습이 다른 지구촌 여러 지역의 역사, 문화, 신앙이 담겨져 있는 민속 유물과 생활 용구들이 전시돼 있다.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코너에서는 `추억의 교실'이 마련돼 학부모들에게 학창시절로의 추억여행을 선사한다.


 신나는 놀이를 통해 숨어있는 과학의 원리를 찾는 과학탐구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주선터널, 발로치는 피아노, 거울여행, 날아가는 편지, 벽뚫고 지나가기 등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면서 과학과 친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공룡탐험관에선 현존하는 지질학적, 생물학적 자료들을 토대로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를 복원해 놓은 공룡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실물처럼 움직이고 소리를 내는 공룡', ‘화산의 폭발' 등 모형과 특수 효과가 어우러져 1억년 전 공룡세계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인천어린이박물관은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6시다. 입장요금은 어린이(12개월 이상)는 6천원, 일반(중학생 이상)은 5천원.
 한편 어린이박물관측은 방학을 맞아 `2006 여름방학 박물관학교'를 운영키로 하고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박물관학교 프로그램은 ▲도자기 흙으로 자기얼굴을 만드는 `도자기 물레체험'(8월14일, 21일) ▲전자음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전통악기 만들기-대나무 소리체험'(8월16일, 23일) ▲과거에 살았던 생물의 유해나 흔적이 어떻게 화석화되는지 배우는 `나만의 공룡만들기-공룡화석 만들기, 타일 공룡 그림그리기'(8월18일, 25일) 등으로 짜여졌다. 참가비는 4만원. (032)432-5600


 ◇역사의 숨결을 찾아(강화역사관)
 강화군은 선사시대의 유물인 지석묘를 비롯,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려시대의 팔만대장경 및 금속활자, 고려자기 등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던 고려의 유적지이다.
 강화역사관은 이처럼 예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역사의 고장인 강화군의 뜻깊은 역사를 재조명하고 후세에게 슬기로운 문화를 계승시키기 위해 지난 1988년 문을 열었다.


 모두 4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는 강화역사관 제1실에는 석기시대 선조들의 생활 흔적인 돌도끼, 돌칼, 환석, 우문토기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지석묘, 청동기 시대 생활상 등이 펼쳐진다.
 제2전시실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문화전시실로 강화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제3전시실에선 몽고침입에서 병자호란에 이르는 북방민족의 침략사를, 제4전시실에선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전투의 생생한 모습을 볼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입장료는 청소년 700원(단체 600원), 어른 1천300원(단체 900원)이다. (032)933-2178(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갑곶리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