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땅을 제공하고, 외국의 자본 투자가 합쳐져 국제적 수준 설비를 갖춘 젊은이들의 음악전문 공연장이 탄생하였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청의 문화 관계자들을 통해서 알았던 사실이 있었다. 부자 동네라고 일컬어지는 서울의 이 지역에 젊은이들을 위한 건전한 공간이 거의 전무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지역에는 종합대학교를 비롯하여 특급 호텔, 그리고 최근에는 도시 재개발을 통하여 성장하고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젊은이들이 건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전무하여 항상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도시는 양적 성장을 통하여 비대해지고 있지만, 그에 따른 사람들의 생활의 질을 성장시키는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이 사회의 건전한 놀이문화는 세대별로 구분되는 놀이문화라는 것이 있다.

유아기, 청소년기, 청년기, 성인이 되어서도 중장년층, 노년층 등 이 사회는 이들 각 세대들이 생활 속에서 향유할 수 있는 놀이문화와 시설, 공간 등이 구축되어져야함은 새삼스럽게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학교교육에서 보면 학생들의 인성을 다루고 건전하게, 건강하게 해줄 수 있는 과정은 초등·중등·고등교육 과정과 대학교육의 어느 곳에서도 찾기 힘들게 되어버렸다.

어린이들이 성인들의 놀이를 모방하고, 그들의 잘못된 폭력적인 행위를 따라하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교육의 부재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요즈음 지자체들이 유행처럼 만드는 영어마을 이라든지, 특목고·외고 등 특수한 분야의 교육을 지칭하는 학교를 새롭게 설립하기 이전에 우리의 교육은 그러한 올바른 인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적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 정리하여 미래에 대처해가지 않으면 영혼이 없는 살벌한 도시의 풍경을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나마 위안이 되고있는 것은 이러한 인성교육의 부재를 대신하고 있는 종교단체다. 3만개가 넘는 교회와 성당, 사찰 등이 우리의 교육기관에서 하지 못하고 있는 인성교육을 대신 해주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당국은 이러한 교육적인 제 역할을 원래대로 돌리는 노력을 해야한다. 종교단체는 그 나름의 본연의 역할과 사회적 역할이 있다. 정부 당국과 많은 교육 관계자들은 대부분 타성에 젖어 눈앞의 문제만을 해결하기 급급한 모양을 보이기 일쑤다. 우리들이 어릴 때는 부모와 사회로 부터 도움과 보호를 받고, 성장해서 성인이 되고 나이를 먹으면 그만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그들에게 환원하는 사회적 역할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대기업의 총수, 그리고 2세들의 행태, 그리고 사회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공무원들의 잘못된 모습들을 자주 보게된다. 공무원은 특히 일반 봉급 생활자와는 다른 인식으로 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들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민을 위하여 봉사하고 희생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래서 그들은 사회로 부터 존경을 받아야 한다. 부패와 직장을 돈벌이의 불법적 도구와 수단으로 삼는 이들이 있는 이상 그들은 사회로 부터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존경을 받을 수도 없다.

우리 사회는 단기, 중장기적인 교육의 치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들은 산업혁명과 정보혁명 등을 통하여 산업·정보라는 기술적인 진보를 거듭하여 왔지만, 이들의 추구는 사람들의 생활의 질적 성장을 위한 수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정신세계는 점진적으로 황폐해져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선진국의 진입로에 서있다는 우리가 도대체 무엇이 우리들에게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것인가를 다시한번 돌이켜 봐야할 것이다. 우리들의 후세에게 물려줄 마지막 선물은 바로 우리를 치유하는, 사회를 치유하는 교육에서 출발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