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도시민들에게 여름휴가는 언제나 설렘의 대상이다. 요즘처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때면 더욱 그렇다. 피서를 겸해 가족들과 짧은 여름휴가를 가고 싶다면 계곡물에 온 몸을 담그자. 물 좋고 소문나지않아 더 좋은 숨겨진 계곡 3곳 강추.
▲울창한 숲과 물 맑은 계곡으로 당일 피서, 가평 조무락계곡
가평천 상류의 여러 계곡 중에서도 인적이 드물고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는 조무락골이 첫손에 꼽힌다. `조무락'(鳥舞樂)이라는 지명도 골짜기가 깊고 숲이 울창해서 `새들이 즐겁게 춤을 추는 곳'이라는 뜻에서 붙여졌다.
가평읍내에서 75번 국도를 타고 약 30㎞쯤 달리면 가평군의 맨 북쪽 마을인 북면 적목리에 이른다. 이 적목리의 `38교'에서부터 조무락골의 비경이 시작된다. 38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하면 조무락골로 들어가는 산길에 접어든다. 길의 초입은 콘크리트 포장 도로이지만, 이내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로 바뀐다. 찻길과 물길이 나란히 이어지는 덕택에 마음까지 상쾌하게 해주는 물소리가 시종 끊이질 않는다. 물가에는 자리를 펴고 앉아 무더위를 식힐만한 공간도 군데군데 있다. 38교에서 1㎞쯤 들어가면 3가구의 민가가 100~200m의 간격으로 연이어 나타난다. 한때는 이 골짜기에도 50~60여 가구의 주민들이 모여서 화전을 일구며 살았다고 한다. 지금도 조무락골에는 옛 집터와 밭이 들어서 있었던 낙엽송 숲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마지막 민가에서 조무락골 최고의 절경인 복호동(복호등, 복회동)폭포까지의 거리는 약 1.7㎞다. 길의 경사가 완만하고 소요시간도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온 가족이 트레킹을 즐기기에 안성맞춤. 마지막 민가부터는 비포장 찻길이 끝나고 조붓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대낮에도 한 줄기의 햇살조차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나무가 울창하다. 그래서인지 크고 작은 바위마다 파릇한 이끼가 녹색 융단처럼 뒤덮여 있다. 철따라 피고지는 야생화가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환하게 해준다. 또한 간간이 계곡을 건너게 되는데, 무릎까지 적시는 물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얼음처럼 차갑다. 물가 바위에 걸터앉아서 계류에 발을 담근채 더위와 피로를 씻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퍽 한가로워 보인다. 문의:가평군청 (031)580-2065.
가는 길=구리에서 46번 국도를 타고 청평을 지나면 가평. 가평읍 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75번 국도타고 가다 목동(북면)에서 좌회전. 사창리, 화천 방면 75번 국도 타고가다 백운교와 38교를 지나면 조무락계곡 입구.
산수유 마을로 유명한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위마을이 청정한 자연환경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도시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상위마을은 여름내내 계곡 흐르는 소리가 가득하고 사방이 온통 푸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상위마을은 자연과 하나되는 체험 여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구례군 산동면은 `산수유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산수유 열매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만큼 산수유나무가 많다. 이곳에 산수유가 많은 이유는 지리산 자락의 지형적인 특성 때문이다. 산수유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계곡 물놀이에 정신이 없을 정도.
계곡 사이사이 온통 짙푸른 산수유나무가 가득하고 1급수에만 산다는 가재와 버들치 다슬기도 지천이다.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팜스테이에 참여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를 즐긴다. 팜스테이 문의:구형근씨(061)783-1330.
가는 길=구례 산수유마을로 가는 길은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타고 호남고속도로 전주IC로 빠져 나와 남원 이정표를 따라 남원까지 간다. 밤재 터널을 지나면 상위마을과 섬진강 드라이브.
▲천연기념물에서 누리는 웰빙 바캉스, 밀양 얼음골
경남 밀양의 얼음골은 4월이 되면 얼음이 얼기 시작해서 8월에 녹는다는 이상기온 지역이다. 우리나라에서 얼음골로 알려진 곳은 밀양의 천황산 얼음골, 의성군 빙혈(氷穴), 전북 진안군의 풍혈(風穴), 냉천(冷泉), 울릉도 나리분지의 에어컨동굴 등 네 곳이다. 단애면에서 중력에 의해 떨어지는 풍화 산물이 단애 밑에 쌓여 만들어진 지형을 애추라고 한다.
밀양의 재약산 북쪽 중턱의 높이 600~750m쯤 되는 곳의 골짜기 9천여평을 얼음골이라고 한다. 삼복더위 때면 얼음이 얼었다가 처서가 지나야 녹는 곳이며, 반대로 겨울철에는 계곡물이 얼지않고 오히려 더운 김이 오른다는 신비한 곳이다. 더위가 심할수록 바위 틈새에 얼음이 더 많이 얼고, 겨울에는 반팔을 입을 정도로 더운 김이 날 정도다. 물이 차서 10초 이상 발을 담그고 있기 어렵다. 얼음골의 정식 이름은 시례빙곡(詩禮氷谷)이다. 얼음골은 천연기념물 224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얼음골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에는 호박소 계곡이 있다. 폭포 물줄기가 떨어진 자리가 절구통을 닮아 호박소라고 한다. 문의:밀양시청 (055)359-5631.
가는 길=경부고속도로 언양IC~24번 국도로 석남사, 석남터널 지나~20분 정도 소요~검문소~좌회전~얼음골 입구~얼음골 입구에서 동쪽으로 2㎞~얼음골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