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號)가 안정환(30)과 이천수(25.울산), 박주영(21.서울)으로 이어지는 스리톱 공격 라인을 앞세워  대만전   대량득점에 나선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6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 충산 스타디움에서 대만과 2007 아시안컵 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전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끌던 지난 2월 시리아와 1차전 원정경기에서 김두현과 이천수의 골로 2-1로 승리, 승점 3점을 챙긴 상태다.

    이번 대만전은 독일월드컵축구 이후 새롭게 출범한 베어벡호의 데뷔 무대. 독일월드컵에서 16강 진출 실패의 아픔을 겪은 한국 축구가 앞으로 진로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대만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9위로 이번 B조에서 최약체로 꼽히는 팀. 지난 2월과 3월 이란, 시리아와 잇따라 예선 1, 2차전을 치렀지만 모두 0-4로  대패했다.

    데뷔전에서 비교적 손쉬운 상대를 만난 셈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변수가  숨어 있기 때문에 절대 방심하면 안된다.

    일단 대만은 한국을 상대로 철저히 '걸어 잠그는' 축구를 구사할 전망이다.  수비 위주의 전술로 한국의 공격을 차단한 뒤 기회를 엿봐 역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만은 한 낮 기온이 40℃에 가깝고 습도도 높아 공기를 들이마실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 아열대 기후여서 체력적으로도 문제다. 그동안 한국 축구가  약체와 원정경기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져버렸던 '원정 약체 징크스'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첫 골이 얼마나 빨리 터지느냐가 관건이다. 경기 초반  상대의  기를 꺾어 놓는다면 충분히 대량 득점에 성공할 수 있다. 같은 조 이란과 시리아가  대만을 상대로 4-0의 대승을 거뒀기 때문에 향후 골득실차를 따질 경우를  대비해  대량 득점은 필수다.

    아드보카트 때와 같은 '4-3-3' 전술을 구사하겠다고 공언한 베어벡 감독은 안정환을 공격의 정점에 세울 것으로 보인다.

    '타킷맨' 역할을 해내는 중앙 공격수 자원으로는 정조국(서울)과  신영록(수원)이 있지만 데뷔전 필승을 위해서는 일단 '실험'보다는 '안정'을 꾀할  것으로  보여 안정환 카드가 유력하다.

    안정환을 보좌할 좌.우 측면 공격수에는 박주영과 이천수가 나선다. 독일월드컵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박주영은 최근 K-리그에서 골 감각을   되찾았다.

    이천수는 베어벡호 태극전사 20명 가운데 선발 출전이 가장  확실시되는  선수. 최근 일본에서 열린 A3 대회에서 6골을 몰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던 그는 대만전을 앞두고 "컨디션이 최상이다. 골을 많이 넣고 싶다"며 변함없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드필더진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2명 배치하는 '더블 볼란치' 포메이션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를 2명 내세우는 역삼각형 형태가 예상된다. 공격형에는 김두현(성남)과 백지훈(수원)이 호흡을 맞추게 되며 새로 주장을 맡은 김남일(수원)이 뒤를 받친다.

    포백(4-back)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장학영-김영철(이상  성남)-김진규(이와타)-송종국(수원)으로 이뤄지는데, 좌우 풀백의 경우 멀티 플레이어 오범석(포항)이  장학영 대신 왼쪽에, 조원희(수원)가 송종국 대신 오른쪽에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이운재(수원)가 빠진 수문장 자리는 여전히 김용대(성남)와 김영광(전남)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코사 골키퍼 코치의 수제자인 김영광의 선발 가능성이 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