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없다=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S안마시술소는 지난 5월초 수원의 한 여성단체의 신고로 꼬리가 밟혔다. 선불금을 미끼로 여종업원 A(26)씨를 감금하고 성매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 인천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는 이 업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6월 18일 자정께 업소를 급습, 지난 3월에서 5월사이 카드매출전표 1천200여장을 압수했다.

경찰은 800여명에 달하는 남성 명단을 확보하고 줄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처음엔 “안마만 받았다”고 주장하던 혐의자들도 성매매 사실이 명백한 카드사용 증거를 들이대자 백기를 들고 나왔다. 순수하게 안마만 받았다면 8만원, 16만원 등 8만원 배수로 나가야 하지만 실제로 경찰이 확보한 카드사용내역엔 17만원, 34만원, 51만원 등 17만원 배수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17만원은 안마와 성매매가 포함된 1인 이용가격이다.

여경기동대는 8월 중순까지 700여명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 나머지 100여명은 그야말로 `거르고 걸러진 혐의자’들이다. 상습적인 출석거부자들 인데다 이들 중엔 주거마저 일정하지 않은 사람도 많아 증인출석요구서를 보내야 할 판이다. 경찰 관계자는 “3회이상 증인출석요구를 보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래도 오지 않으면 강제구인이라도 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불구속 입건된 사람 중에는 공무원과 교사, 직장인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남구 용현동 S호텔 사우나 단속은 인천 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가 담당했다. 성매매 알선 혐의를 포착해 지난 6월30일 오후 11시40분께 S호텔 마사지실 내에서 20~30대 성매매 여성 3명과 성매수 남자 5명 등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성매매 대금으로 사용된 카드체크기와 5~6월 카드매출전표를 압수했다. 300여명이 수사선상에 올라있지만 8월 중순까지 3분의 1수준인 100여명의 조사가 끝난 상태다. 수사인력이 적은데다 PC방 단속에 동원된 탓이다. 이곳에서도 공무원과 의사 등이 다수 입건됐다. 현재 이 업소는 문을 닫았다.

△고강도 단속도 `풍선효과’ 저지못해=예전엔 사건이 하나 터지면 입소문이 돌아 비슷한 업종까지도 몸을 사리는 매너(?)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매너는 옛말이다. 업주나 손님 모두 강심장이다. 영업이 지능화 되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충분히 만들어 놓은데다 손님들의 믿음도 커지고 있기 때문. 그러다보니 1천여명이 넘는 성매매자가 소환되는 핵폭탄급 충격에도 일상엔 변화가 없다. 업소나 검거자 모두 “재수가 없었다”고 치부한다. 김모(40·연수구 연수동)씨는 “아는 후배가 이번 경찰조사에 걸렸는데 `현금주고 한 사람도 있는데 카드 쓴 사람만 잡아가는 것은 형평성 위반'이라며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막바지 경찰조사에 소환된 혐의자들도 되레 “지금도 (S업소가) 성매매 영업을 한다”며 `물귀신 작전’에 나선다. 이럴때 마다 경찰은 괴롭다. 안마시술소는 시각장애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안마시술만 이뤄지면 전혀 문제될 게 없는 영업장이다. 업소에 가서 하루종일 문 앞을 지키지 않는 이상 알아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형사는 “(단속에도 업주들은)아랑곳 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대규모 단속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는 성매매가 가능한 안마시술소 리스트가 둥둥 떠다닌다. 리스트에는 이번에 단속된 업소는 물론 인천지역 10여개 업소도 포함돼 있다. 차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자세한 위치안내와 카드와 현금결제 금액도 알려주고 있다.

실제 B안마업소는 “2차(성매매)만 하면 8만원, 마사지까지 하려면 2배 생각하면 된다. 카드사용해도 안전하니 믿고와라”고 노골적으로 유혹한다.

“남자가 문제”라며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 이모(25·여·인천시 계양구 효성동)씨는 “보여주기식 단속은 효과가 없는 만큼 단속을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홍구기자·gig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