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는 보통 딱딱하고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이다. 하지만 상형문자는 아름답게 그려진 그림-인간의 머리, 새, 동물, 식물, 꽃-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시적이고 생동감이 있다. 이집트 문자가 5천년이 지나서까지 우리를 매혹시키는 이유다.

 고대 이집트인의 문자체계를 가리키는 상형문자(hieroglyph:그리스어 hieros와 gluphien에서 유래한 것으로 hieros는 ‘신성’, gluphien은 ‘새기다’라는 뜻)는 실제로 신들의 글자를 가리켰다. 가장 오래된 상형문자로 쓴 기록은 BC 3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상형문자가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그보다 먼저였을 것이다. 이 문자는 이집트가 로마인의 지배를 받던 서기 390년까지 별 변화가 없었다. 그렇지만 몇 세기동안 사용기호가 약 750개에서 5천개 정도로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상형문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을 수 있는데, 앞에 놓인 사람이나 새의 머리 방향으로 문장의 방향을 지시했다. 글씨를 읽는 사람들도 같은 방향으로 눈을 굴리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늘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면 기념비나 신전의 벽이 오시리스나 아누비스 같은 중요한 신이나 파라오의 조상(彫像) 바로 옆에 위치하면 문장의 앞에 놓인 인간이나 새의 얼굴은 그 조상을 정면으로 바라보아야 했다. 이렇게 되면 읽기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어 문장의 해독이 더욱 어렵게 되었다. 상형문자는 또한 밑에서 위로 쓸 수도 있었고 좌우로 1행씩 교대하는 좌우 교대서식으로 쓸 수도 있었다. 이 서식은 부스트로페돈(boustrophedon)이라고 하는데 소가 밭을 갈 때 좌우로 방향을 바꾸는 모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이 단어는 그리스어 bous와 strephein의 합성어로 앞의 것은 ‘소’, 뒤의 것은 ‘방향을 바꾸다’라는 뜻).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