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달리기를 좋아하는 자폐아 초원이의 힘겨운 홀로서기와 편견에 맞선 눈물겨운 모정을 담은 영화 `마라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폐아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됐다.

자폐아를 둔 모든 부모들은 한결같이 `혼자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독립성'을 가진 아이가 되어주길 소망한다.

정상아동에겐 숨쉬는 것처럼 아주 쉽고 간단하고 당연한 일이지만 자폐아동과 그 부모들에겐 그야말로 `죽을때까지도 넘어설 수 없는 벽'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조금은 부족하지만 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바로설 수 있도록 돕는 곳이 있다.

지난 2004년 남양주시 금곡동에 새로 문을 연 `남양주시 자폐아전문치료센터(센터장·박기수)'는 사회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폐아동들에게 자활의지를 형성케 해주고 주변 환경에 순응하며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80여명의 자폐아동들이 센터내 놀이치료실, 언어치료실, 인지치료실에서 처지가 비슷한 또래 아이들과 함께 하루에 1~2시간씩 이지만 어울려 놀면서 자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을 보살피고 있는 치료사들은 모두 10명. 힘든 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보수에 중도에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아 떠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아이들의 쾌유와 성장·발달을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사랑을 쏟고 있다.

센터는 만 3세부터 18세까지의 자폐아동을 대상으로 놀이·미술·작업·인지·소그룹치료 등 6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이밖에도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과 발달장애 아동들을 위한 상담과 치료를 함께 하고 있다.

사회성이 부족한 자폐아동들에게 특히 `놀이'는 아주 중요한 활동으로 놀이를 통해 주위 사람들을 인식하고 의사소통하는 법을 알게 된다. 그저 단순히 노는데 불과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자폐아동들을 위한 공간을 내주지 못하고 있어 센터야말로 그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곳이다.

또 크레파스와 물감 등 미술도구를 이용해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자기가 원하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말로 내뱉을 수 있도록 돕는 미술 및 언어치료, 또래 친구와 짝을 이뤄 생활하는 소그룹놀이 치료 등을 통해 한걸음 한걸음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박기수 센터장은 “자폐아동들은 무엇보다 사회성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해 그들이 배운 것을 직접 밖에 나가 경험하고 체득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센터교육과 견학·일상체험 등 사회적 프로그램의 연계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예산과 공간의 부족으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주위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어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과 함께 겪는 부모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한다”며 “지역에서 조금더 관심을 가져준다면 센터는 본래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남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