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가 `선택형 맞춤농정'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DDA·FTA 등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농업 개방의 파고를 넘고 있다.
선택형 맞춤농정이란 지역특화 농정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으로 포천시는 사업의 경제성, 경영 및 마케팅 등에 대한 평가작업을 통해 사과·콩·포도·축산물브랜드화 등을 대상 사업으로 선정, 중점 추진하고 있다.
포천지역이 재배와 사육에 최적지인데다 서울과 수도권에 접해있어 판로 개척 또한 유리하기 때문이다.
시는 이들 품목 외에도 농업인들의 요구를 반영해 명품농업·그린농업·수출농업·정보농업·관광농업·벤처농업·가공농업 등으로 분야를 세분화해 사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시의 `선택형 맞춤농정'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친환경 사과
지금까지는 사과의 주산지가 경북과 충북 지역에 집중돼 왔으나 최근 온난화 현상으로 재배지 북상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지형 작물인 사과는 뚜렷한 계절 변화와 생육기 일교차가 맛과 품질을 좌우한다. 분지지역인 포천은 일교차가 심하고 풍토 또한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 사과 재배에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포천 사과는 경도가 큰데다 육질이 치밀하고 당도가 높아 소비자 선호도도 뛰어나다. 또 지난 2003년부터 비료를 쓰지않고 발효퇴비를 사용하는 친환경 생력재배 과수원을 조성하는 등 재배 방법도 웰빙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기호 변화에 맞게 발빠르게 개선해 왔다.
이에따라 시는 2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포천사과영농조합법인(대표·이재한)을 중심으로 현재 66㏊에 불과한 생력재배 과원 면적을 오는 2010년까지 200㏊로 늘려나가는 한편 생산체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과수원은 지하 유공관 매설 등을 통한 배수시설을 갖추고 ㏊당 1일 100t 이상의 관정을 확보,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는 등 시설을 현대화하고 있다.
또 만생종으로 주로 저장용으로 팔리는 후지의 비율을 낮추고 아오리나 홍로 등 추석 대목용 조생종의 재배를 늘려나가고 있다.
시는 현재 전체 생산량의 70% 이상인 후지의 비율을 50%선으로 낮출 계획이다.
수도권이란 국내 최대 시장과 연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겨냥, ㏊당 조수익 8천만원을 향한 판로 다원화 전략이다.
#포도와 포도가공
270여농가, 151㏊에서 연 3천t의 포도가 생산되고 있다. 당도가 높아 생산량 대부분이 산지에서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직거래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전국적인 과잉 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 등에는 여전히 취약하다.
때문에 시는 생산량 가운데 20%인 600t을 포도주와 포도즙 등 가공용으로 활용키로 하고 포천포도와인영농조합법인(대표·원종현)을 중심으로 한 생산자에게 12억여원의 예산을 지원, 공장을 건설중이다.
시는 공장이 가동되면 과잉 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을 예방하고 수급 조절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신규 부가가치 창출 등 직접 효과 외에도 출하 비용을 10㎏ 1박스당 3천원 가량 줄이는 부대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가동을 목표로 현재 브랜드 개발, 유리병 금형 제작 등 준비작업이 마무리 단계인 이 공장이 가동되면 연 24만ℓ의 포도주와 포도즙이 생산돼 농협을 통해 계통출하된다.
시는 포천이 이동막걸리·배상면주가 등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주류 업체가 있을 만큼 예로부터 물이 좋기로 소문나 있는데다 연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여서 이들 제품이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품 콩 생산단지 조성
올해부터 2008년까지 3년간 포천 영중농협 등 생산자에게 5억5천여만원을 지원, 영평천 유역 평야지대에 55㏊의 명품 콩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연 180여t의 콩을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지 인근에 콩을 주 재료로 한 토속음식이 즐비해 있고 산정호수·일동온천·백운계곡 등 유명 관광지가 많은 것도 콩 생산단지 조성의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는 올해 다수확 품종 시범재배, 농작업 기계화 등을 통해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내년도에 가공공장 설치, 포장재 개발 등 가공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사업이 완료되는 2008년에는 농촌관광마을을 조성하고 손두부 만들기, 장 담그기, 콩수확 체험 등 농촌체험 관광상품도 개발키로 했다.
또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포천시 농협 연합사업으로 확대해 생산단지를 늘리고 경기북부지역 연합브랜드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축산물 브랜드화
포천시는 전국 상위권의 축산 규모를 자랑한다. 2004년 현재 한우 8천여두, 젖소 1만7천여두, 돼지 23만여두, 닭 530만여수 등이 사육되고 있다. 한우 등 일부 브랜드화 된 품목은 전국 최고가로 시장에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다.
이에따라 시는 우선 포천축협 조합원이 생산하는 축산물을 포천의 옛지명을 딴 `마홀촌'이란 브랜드로 통일하기로 하고 시·도비 20여억원을 지원, 육가공 공장을 설립해 축산물 유통의 거점을 마련키로 했다.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인 이 공장이 올 하반기 가동되면 돼지고기를 포함한 58개 상품이 마홀촌이란 브랜드로 출시된다.
시와 축협은 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품질 균일화를 위해 품종·사료급여·사양관리 등을 단일화해 고르고 고품질의 원료육을 생산키로 했다.
또 올해 안으로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획득, 깨끗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는 기반을 구축하고 냉장육 유통시스템을 갖춰 제품을 고급화·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다.
=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