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은 불경기에 임대료 걱정이 없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고, 무엇보다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큰 매력입니다.”

무점포 창업, 그중에서도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점포가 인기다.

언제어디서든 마음만 먹으면 영업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상대적으로 초기자본이 적어 예비창업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전에도 차량을 이용한 사업아이템이 많이 있어왔지만 2006년엔 보다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동의류매장 `버스몰'을 운영하는 정연재(32)씨. 그는 창업을 시작한지 넉달만에 월매출 500만~600만원, 많게는 1천만원까지 올리는 `대박 사장'으로 불리고 있다. 정씨의 창업아이템은 대형버스를 개조한 이동식 의류매장. 20~30대 여성캐주얼 의류를 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하루 100명에서 많게는 200명까지 방문하고 있다. 5평 남짓한 매장이지만 하루 평균 20만~30만원의 매출을 자랑한다. 그의 영업반경은 매우 넓다. 오전엔 강남대, 수원여대 등 대학가 주변을 돌아다니고, 오후엔 유동인구가 많은 수원역 주변, 늦은 밤과 새벽엔 유흥가 등지에서 영업활동을 벌인다. 정씨가 버스몰을 차린데 든 비용은 4천만원. 통상 0.5t 차량을 개조한 점포의 경우 1천만~1천500만원, 1t 차량은 1천500만~2천만원 초반대가 소요되지만 정씨의 경우, 대형버스여서 단가가 높다보니 초기비용이 조금 높게 잡혔다.

하지만 웬만한 점포보다 임대료, 전기료, 각종 세금 등 유지비가 적게 드는데다 일명 `목이 좋은 곳'을 수시로 개발할수 있어 열심히 일한 만큼 높은 수익을 올릴수 있다는 매력도 크다.

정씨는 “대형버스를 구입하고 버스를 개조하는데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조만간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주일에 2~3번 주차위반딱지를 떼는 것과 기름값, 외부전기를 빌려다 쓰는 비용을 제외하면 유지비 부담이 적다”고 한다.

차량 이동식 점포로 가장 흔히 볼수 있는 것은 탑차를 개조한 테이크아웃 커피점. 분당과 서울 강남 등지를 주영업 무대로 삼고 있다는 김영인(37)씨는 지난해 2천만원 가량을 들여 탑차를 개조한 커피점을 냈다. 최근 경쟁점이 우후죽순 늘어 예년만 못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재료비와 유지비 등을 빼고 하루 10만원의 순익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처음엔 단속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 모은 돈을 고스란히 벌금으로 내기도 했다”는 김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장소를 선점하는 노하우도 생기고 단골도 만들게 돼 이젠 여유가 생겼다”고 한다.

특히 현금장사이다 보니 유동성이 좋은 것도 장점이라고 귀띔한다. 시간도 비교적 여유로워 한창 바쁜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활용할수 있다고 한다.

커피전문점이 초창기 흥행아이템이었다고 하면 최근에는 이동식 횟집, 치킨점, 바비큐점 등이 인기다.

요즘 주택가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바비큐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진만(39)씨. 올초 사업을 시작해 아직 초보단계지만 그전에 운영하던 호프집보다 벌이가 좋아 그럭저럭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 “차량개조비와 재료비 등 초기 자본 2천5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이 최근 본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는 김씨는 차량점포창업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메뉴선정을 꼽았다. 음식관련 차량 창업의 경우 우동, 순대, 토스트, 커피, 피자, 와플 등 워낙 많은 아이템이 성행하다보니 메뉴선정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라는게 김씨의 설명이다. 그는 우선 주메뉴와 부메뉴를 선정해 한가지만 밀고 나가기 보단 몇가지 메뉴로 차별화할 것을 조언했다. 현재 비수기를 대비한 전략메뉴 개발에 한창이라는 김씨는 하루만 자고 일어나도 경쟁점들이 생겨나는 만큼 철저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도태가 불가피하다며 의지를 다졌다. 최근엔 차량 이동식 점포 창업을 돕는 프랜차이즈 회사들도 생겨나고 있지만 직접 창업하는 것보다 30~50%가량 비용이 더 든다며 독립점으로 할것인가, 프랜차이즈가맹점으로 할것인가도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윤희기자·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