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대한민국의 경제·산업 중심지로 가장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전자·정보기기 산업체 수는 전국의 45.3%가 경기도에 소재하고 있다. 또 반도체 산업체 수는 44.8%, 바이오 산업체 수는 37.3%가 역시 경기도에서 생산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화산업 역시 경기도를 중심으로 그 수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가 대한민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엄청나다. 2005년 국내 총생산의 20%, 무역수지흑자의 26%를 경기도에서 일궈냈다.〈편집자 주〉

 1. 세계경영을 이끌 산업별 클러스터 조성
 세계 각국은 지금 차세대 산업을 선도할 유망기술 선점 전쟁에 나서고 있다. 21세기에 있어서 과학기술은 기존 산업구조를 고도화함은 물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연간 1천348억달러를 유망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고, 일본도 전체 예산의 7.7%인 28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체 예산의 4.6%인 95억달러만 R&D분야에 투자하고 있어 미국의 14분의 1, 일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친디아(Chindia)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도 고기술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저변을 확산해 감으로써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의 R&D센터로 급부상해 기술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때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나라도 이 같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올해 차세대 반도체, 신기술융합 등 15개 차차세대 성장동력 연구개발(R&D)에 연간 1조5천억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중앙정부보다 앞서 이미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유치를 통한 산업별 클러스터 조성에 나서고 있어 오히려 지자체가 정부의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도가 이처럼 산업별 클러스터 조성에 일찌감치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양질의 토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삼성, LG전자와 같은 세계적인 첨단기업 및 연구소들이 경기도에 집중돼 있고, 지식기술을 요하는 첨단지식기반업종 절반이 경기도에 소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지식기반제조업 연구개발비중 50%가 경기도에 집중돼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전국 최고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게 경기도가 첨단산업의 연구개발을 통한 산업별 클러스터 조성에 나설 수 있었던 토대라 할 수 있다.

 경기도가 비전 2020을 통해 내놓은 산업별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보면 ▲연구개발 종합 중심(수원·용인·이천) ▲지식기반서비스권역(성남·안양·부천·과천·고양) ▲지식기반제조업권역(안산·의정부) ▲서해안권역(평택) ▲대북교류권역(파주·고양) 등 도 전체를 5개 권역으로 나누고 있고, 도는 이미 이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실천에 들어간 상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연구개발종합중심 클러스터의 조성. 수원~용인~이천을 중심으로 한 R&D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도는 이미 운영에 들어간 나노소자특화팹센터(나노소자 특화기술분야)를 비롯해 경기바이오센터(바이오의약, 세포치료, 바이오신소재), 차세대 융합기술 연구원(나노, 바이오, 차세대 자동차, 휴먼테크, 디지털콘텐츠 환경, 유비쿼터스), 경기R&D센터 등의 2007~2008년 완공을 위한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초 및 응용 연구개발과 함께 바이오·나노기술 전문인력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들 기관들이 집적화되는 광교신도시에 2단계로 11만평 규모의 공공·민간연구단지, 민간벤처시설용지, 산학의료연구단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도 구상중에 있다.

 또 지식기반서비스권역인 성남에는 IT서비스, 소프트웨어, 과학기술서비스, 산업디자인, 반도체설계 등 생산자 지원서비스를 육성하고, 20만평 규모의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을 통해 지식산업과 R&D 혁신기능이 융합·발전하는 첨단지식산업 도시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판교테크노밸리에는 파스퇴르 등 다국적기업의 연구센터가 들어서 동북아 첨단 R&D의 허브로 자리잡아 나갈 것으로 도 관계자는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안양·부천·과천에는 부천 만화밸리, 안양 케이블콘텐츠 등 소프트웨어산업, 과천 지식정보타운이 이미 관련분야 업체들을 중심으로 첨단기술의 지식기반 응용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이고, 고양을 중심으로 파주와 양주까지 영향권을 둔 지역에는 영상 및 콘텐츠 사업과 킨텍스를 중심으로 한 전시컨벤션산업, LG필립스 LCD단지를 중심으로 한 디스플레이산업이 집중될 전망이다.

 지식기반제조업권역은 안산을 거점으로 부품소재·메카트로닉스·정밀화학·바이오(의약)가, 의정부를 거점으로 한 지역에는 정밀기계·정보통신기기·전자부품 단지가 미래를 향한 꿈을 부풀리고 있다. 이어 서해안권역은 평택을 거점으로 대중국 전초기지로서의 산업시설로 국제물류업과 자동차부품소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민선2기때부터 첨단 외국투자기업 유치에 나서면서 상당한 외국투자기업들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또 남북경협활성화와 관련해 대북교류권역도 기대된다. 파주와 고양에 개성공단과 결합하는 국제생산거점의 기초를 닦고 TCR(중국횡단철도)·TSR(시베리아횡단철도)과도 연계해 친환경 관광클러스터 조성도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경기도가 이 같은 산업별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세계적인 지식기반산업의 매카로 자리잡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전략적 차원의 장기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즉 클러스터는 단순히 관련 기업과 기관의 집적화가 아닌 이들 기업과 기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기업들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자칫 장기적인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순한 관련 업종의 기업·연구기관 집적만 이뤄질 수 있어 경쟁력 측면에서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IT와 LCD산업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비록 경기도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고용하면서도 자국의 인력을 끌어오기보다는 현지의 인력을 활용하고 이들을 끌어가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대목이라고 경기개발연구원 문미성 박사는 지적하고 있다.

 특히 산학협력을 통한 고급인재 양성도 함께 이뤄져야 참된 경쟁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문 박사는 덧붙였다.
 그렇더라도 경기도에 첨단기업과 글로벌 연구기관들이 몰려들고 있고, 이를 통한 산업별 클러스터가 원활하게 가동될 경우 경기도에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