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건축과가 운정신도시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한라건설의 높은 분양가를 끈질긴 협상 끝에 끌어 내려 향후 운정신도시에 분양하는 건설업체들의 분양가 연쇄 인상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 격려가 잇따르고 있다.

한라건설과 시행사인 (주)문일주택개발이 운정신도시에 분양하는 총 937세대(40~95평형)규모의 아파트 평당 분양가를 평균 1천460만원선으로 하겠다며 시에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요청한 것은 지난달 31일.

40평형이 5억6천만원, 95평형(펜트하우스)은 15억2천만원 수준인 분양가는 인근 교하신도시 시세보다 60%쯤 비싸고 일산신도시와 비슷한 수준. 심지어 채권값을 제외한 판교 중대형 분양가(평당 1천300만원대)보다도 더 비싸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시는 이같은 분양가가 향후 운정신도시 분양가 연쇄 인상을 가져오고 입주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하루 뒤인 지난 1일 분양금액 조정권고를 통고하며 치열한 싸움을 예고했다.

분양가 조정권고 이후 시는 분양가에 대해 밤낮없는 회의를 거듭하며 건설교통부 등의 자문을 구하고 관련 법규를 철저히 검토하는 등 한라건설의 분양가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췄다.

시의 예상밖 공세에 놀란 한라건설은 지난달 13일 평당 분양가를 110만원내린 1천350만원의 조정안을 제출했으나 시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재조정안을 거듭 요구했다.

2주가 넘는 지루한 기간동안 끈질긴 설득과 협상 끝에 마침내 지난 15일 오후 6시 163만원 하향 조정된 평균 평당 분양가 1천297만원으로 양측이 최종 합의했다. 총 분양가를 600억여원이나 낮춘 것이다.

시 공동주택계 유문석 계장은 “이번에는 막았지만 파주의 성장잠재력이 워낙 좋아 앞으로 언제까지 시가 이런 입장을 견지할 지는 결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시 홈페이지에는 한라건설과 치열한 분양가 싸움에서 승리한 시 건축과 직원들을 격려하는 글귀가 잇따르고 있다. 파주/김요섭기자·kimyr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