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상차림

차례상은 지방이나 가정의 전통에 따라 순서나 제수를 놓는 위치 등에 다소 차이가 있다. 추석 차례상에 메(제사 때 신위(神位) 앞에 놓는 밥)는 원래 송편만 올리게 돼 있지만 밥과 송편을 함께 진설하는 경우도 있다. 차례상은 방위에 관계없이 지내기 편한 곳에 차린다. 차례 절차는 기제사에 따르지만 술을 한번만 붓고 축문은 안쓰는 경우가 많다.

1열:지방이 있는 쪽부터 첫 줄에는 시접(숟가락 담는 대접), 잔반(술잔, 받침대)을 놓고 메를 올린다.

2열:둘째 줄에는 적(구이, 찜)과 전(튀김)을 놓는데 어동육서(魚東肉西)라 하여 육류는 왼쪽, 채소 및 두부, 생선은 오른쪽에 차린다. 이때 생선의 머리는 오른쪽을 향하게 한다.

3열:탕류를 놓는다. 이때, 고기탕, 두부탕, 생선탕 순으로 놓는다.

4열:넷째 줄에는 좌포우혜(左脯右醯)라 하여 왼쪽에 포, 오른쪽에 식혜를 놓는데 왼쪽부터 포(문어, 명태, 오징어), 나박김치, 삼색나물, 간장, 식혜를 올린다.

5열:다섯째 줄에는 조율이시(棗栗梨枾)원칙에 따라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곶감 등의 과일과 약과, 강정을 진설한다. 홍동백서(紅東白西)에 따라 붉은 과일인 사과는 오른쪽에 놓는데 대추를 오른쪽에 놓기도 한다.

이밖에 추석음식상을 차릴 때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고춧가루, 마늘 양념은 하지 않는다. 또 `치' 자가 들어간 생선(꽁치, 갈치, 삼치)과 비늘있는 생선(잉어)도 쓰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붉은 팥은 안 쓰고 흰고물로 써야하며, 복숭아는 제사상에 놓지 않는다.

■ 추석대비 장보는 요령

● 과일=과일은 추석 6일전이 가장 싸기 때문에 미리 사둔다.

사과, 배 등은 상자째로 구입할 경우 반드시 밑줄까지 살펴 ‘속박이(속에 품질 떨어지는 사과를 박아 놓았다는 뜻)’를 했는지 따져보자. 사과는 흠집이 없고 햇빛을 많이 받아서 골고루 붉은 빛을 띠는 것을 고른다. 만져보았을 때 단단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고 표면이 약간 거친 게 수분함량이 많아 좋다.

배는 밑 부분 일명 ‘배꼽부분’이 넓고 깊을수록 씨방이 작아 과육이 많다. 배는 일반적으로 큰 것이 맛이 좋다. 단감은 윤택이 나고 흠집이 없어야 하며 고유의 노란색을 띠는 것을 고른다. 국산 대추는 꼭지가 붙어있는 것이 많고 한 움큼 들고 흔들어도 소리가 나지 않아야 좋은 것이다. 밤은 알이 굵고 윤기가 나며 껍질이 깨끗한 것이 국산이다.

● 나물=제수용으로 많이 쓰이는 도라지 등 나물류는 지나치게 흰 색을 띠면 표백이 의심되므로 조심할 것. 나물류는 물에 푹 담가 놓은 것은 좋지 않다. 도라지, 더덕 등은 껍질이 있는 것이나 직접 까서 파는 것들을 산다.

재래시장을 이용할 경우, 한 두군데 가격을 비교해 보고 산다. 고사리를 고를 때 줄기를 자른 단면이 불규칙하게 잘려있으면 국산이고 줄기 아래를 칼로 잘라 단면이 매끈하면 중국산이다.

● 생선=생선류는 배를 눌렀을 때 단단하고 아가미가 선홍색을 띠는 것이 좋은 제품이다. 생선류 중 값이 너무 오른 것은 피하고 저렴한 다른 생선으로 대체한다.

예를 들면 북어가 비쌀 땐 명태 코다리로, 생조기가 비쌀 땐 냉동 조기 등으로 대체한다. 생선은 추석 전날이 싸다. 신선도를 가장 쉽게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은 눈이다. 눈알이 뿌옇고 탁하면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맑고 투명하며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는 것이 좋다.

● 육류=육류는 찜거리, 국거리, 전거리 등을 미리 손질해 냉동 보관한다. 육류는 결이 고우면서 살코기 속에 선명한 흰색 지방이 퍼져 있는 게 맛이 좋다. 쇠고기는 선홍색이 도는 게 신선하다. 살코기 속에 지방이 고르게 분포돼 있는 것이 연하고 맛이 좋다. 지방은 유백색이나 연 노란색을 띠는 것이 좋다. 고기 표면이 지나치게 검고 끈적거리며 냄새가 나는 것은 좋지 않다.

● 기타=방앗간이 붐비므로 송편용 쌀가루는 미리 빻아 냉동실에 둔다. 솔잎도 미리 손질해 깨끗이 씻어 냉장 보관했다 쓴다. 김치는 미리 담가 하루 정도 익힌 후 냉장고에 보관하고 전, 떡, 식혜, 강정, 유과류는 1~2일 전쯤부터 준비해둔다. 찜 양념이나 탕국물도 하루전쯤에, 산적 요리도 미리 꽂이에 꽂아 준비하자. /이유리기자·agnes7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