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6시 인천시 남구 주안동 미추홀종합사회복지관 건너편 현광아파트 앞 주차장.
백발이 성성한 노인 25명이 손에 하모니카를 들고 나타났다. (가칭)실버 하모니카 오케스트라 회원들. 남동구 등 5개 구 도서관 또는 노인복지회관에서 하모니카를 배우는 노인들이다.
이들은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하모니카 국제대회에 참가하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겠다는 각오. 1992년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뒤로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김연수(74·효성동)씨는 “두려울 게 뭐가 있겠느냐”며 “내 인생이고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2일은 제 10회 노인의 날.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퇴직 후 새로운 삶에 도전하면서 제2의 인생을 만드는 것이다.
연수구 평생학습센터 소장인 박용진(61)씨도 비슷한 사례. 그는 작년 북구도서관장직에서 퇴직했다. 그러나 퇴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직장을 갖게 됐다. 퇴직 전 틈틈이 따 놓은 자격증이 효자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2003년 노인교육지도사를 시작으로 퇴직 해서 딴 2급 평생교육사까지 모두 7개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그는 “물론 바쁘고 힘들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자격증을 땄다”며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데 새로운 기술이 없어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인생을 조금 더 살았고 경험도 많으니, 새롭게 출발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신중균(66)씨가 인천주례인클럽을 만든 이유. 향인문학회 이사, 국정홍보처 넷포터로도 활동 중인 신씨가 만든 클럽에는 교사와 공무원, 회사 중역 등 소위 주목받던 직업을 가진 이들이 많다. 신씨는 “모두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얻은 삶의 지혜와 노하우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인적자원 낭비라는 생각에 클럽에 동참했다”며 “신혼부부들에게 더욱 좋은 말, 좋은 생각만을 전해줄 계획”이라고 했다.
시에 따르면 2005년 12월 기준 인천지역 노인 인구는 17만여명. 전체 인구수의 6.8%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노인들에게 여가 활동과 새로운 직업은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며 “이를 위해 올 해부터 노인의 경륜과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복지형, 자립지원형 프로그램을 확대,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problema@kyeongin.com
노인의날노년이아름다운사람들
입력 2006-10-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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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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