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신고로 군포시 수리동 가야아파트 상가에서 소방대원들이 포획한 너구리. /군포소방서 제공
   군포·안양시 등 여러 도시에 둘러싸인 녹색섬 수리산에 살고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너구리가 아파트단지 상가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너구리는 이 산자락 아파트단지 상가 지하에 있는 한 마트에 들어가 배짱 두둑하게도 먹을 것을 찾아 어슬렁거리다 주인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 구조대원들에 의해 붙잡혀 산으로 `귀가조치' 됐다.

   12일 군포소방서 등에 따르면 크기 40㎝ 가량의 이 너구리는 지난 11일 오전 9시30분께 수리산 자락인 군포시 수리동 가야아파트 상가 지하 1층 마트에 들어왔다.

   마트 주인 성모(36)씨는 “가게 문을 열고 한 5분쯤 지났는데 옆에 있던 동네 아저씨가 `어어'하고 놀라는 소리를 내서 입구 쪽을 보니 너구리 한 마리가 제 집인양 어슬렁거리며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며 “하나도 사람을 무서워하는 기색이 없어 신기했다”고 말했다.

   마트에 들어와 먹을 것을 찾는듯 100여평 매장 구석구석을 휘젓고 돌아다니던 이 너구리는 주인 성씨가 빗자루를 들고 밖으로 내보내려 하자 야채 냉장고 밑으로 쏙 들어가 이를 내보이며 으르렁거렸다.

   성씨는 119구조대에 도움을 청했고, 결국 너구리는 그물을 들고 나타난 소방대원들에게 잡혀 수리산 기슭에 방사됐다.

   성씨는 “너구리가 있다는 것은 우리 동네 자연환경이 좋다는 것이니 기분 좋은 일이 아니겠냐”며 “너무 경황이 없어 그냥 보내고 말았는데 뭐라도 좀 먹이고 보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군포시가 1996년 자연환경 조사 결과 수리산에는 26종의 새와 300종의 곤충만 서식한다고 기록돼 있을 뿐 너구리를 비롯한 야생 포유동물에 대한 언급은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