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조금만 움직이면 인천이다. 인천에서도 소래포구는 옛날 시장구경을 겸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로 손꼽힌다. 남동IC를 빠져 나와 20분쯤 달리면 바다내음과 새우젓의 비릿한 냄새가 객을 먼저 반긴다.
그 옛날 소래를 오갔던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먼저 꼬마열차의 추억을 떠올리겠지만 막상 이곳에 도착하면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어시장과 어선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포구 풍경이 먼저 반긴다. 인천 앞바다 너머까지 울릴듯 한 경매사의 쉰 목소리나 바쁜 손놀림으로 싱싱한 새우며 꽃게를 가구에 담아 경매장으로 옮기는 시장 사람들, 펄펄뛰는 생선은 활기찬 소래포구의 일상이다. 경매사의 힘찬 목소리에 중매인의 손놀림은 시작되고 지켜보는 구경꾼들의 시선도 정신이 없다. 팔려나간 각종 생선은 바로 옆의 어시장을 향하여 바삐 운반이 되고 장사꾼의 손에 종류별로 분류되어 손님과 흥정이 시작 된다.
소래 포구에는 10t 미만의 작은 어선이 250여 척 있고 바로 옆의 어시장에는 350여 개의 좌판 점포가 자리하고 있다. 짠 바다의 냄새와 비릿한 생선의 냄새 그리고 손님과 어우러져 물건 값의 흥정소리에 취해 정신없이 돌아 다니다보면 어느덧 소래 포구의 정취에 동화되어 푸근한 낭만을 만끽하게 된다.
도시 속에 시골 풍경이 포개지는 이곳은 바로 서울 근교에서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어촌 중 하나다. 전어, 꼴뚜기, 낙지, 오징어 회를 즉석에서 시식할 수 있고 젓갈을 한두 개 집어먹어도 뭐라는 사람 하나 없다. 이것저것 가게를 골라가며 구경하다보면 자동차를 가져온 걸 후회하게 된다. 당장 소주 한잔이 그리워지고, 짭조름한 맛에 밥 몇 숟갈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진다.
소래포구 어촌인심이 돈 주고 사는 것도 있지만, 어지간한 생선은 덤으로 주기도 하고, 잡어 속에서 줍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 이 맛에 도시인은 소래포구의 정취에 더 흠뻑 취한다. 때문에 소래포구는 주말, 공휴일, 사리(음력 보름) 때가 되면 3만~4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밀물을 따라 배가 들어오고 거기에 또 사람이 몰리니 이곳은 사람 냄새, 삶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생한 삶의 현장이 아닐 수 없다. 포말을 일으키며 갈매기 무리가 호위하는 어선 풍경은 오랫동안 시선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소래 구도로를 따라가면 소래와 월곶을 잇는 철교와 철길만 남아 있다. 옛날 수인선 협궤열차가 운행되던 소래철교는 지금은 인도로 바뀌었다. 야간에는 가로등 불빛이 바닷물에 반사되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좋다.
소래포구는 삶의 냄새가 물씬 나는 생생한 삶의 현장이다. 특히 포말을 일으키는 배를 따라 갈매기가 무리 지어 날아오는 모습은 오랫동안 시선을 뗄 수 없는 이곳만의 싱싱한 풍경이다. 소래포구는 갯냄새와 싱싱한 젓갈이 어우러져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새우젓, 멸치젓, 조개젓, 갈치젓, 꼴뚜기젓, 오징어젓 등 젓갈이 가득하고 가격도 싸고 인심도 넉넉하다. 바다에서 나는 것은 모두 이곳에 모여 있다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다. 새우, 꽃게, 민어, 농어, 광어, 우럭, 고등어, 각종 조개까지 없는 것이 없다. 이중 인기가 좋은 간장게장은 1kg에 4만원, 고등어는 4손(8마리)에 1만원, 조기는 20손에 2만원, 새우젓은 1kg에 1만원 정도.
소래포구에서 싱싱한 활어 싸게 먹을 수 있는 곳은 어시장 좌판. 회를 떠 놓은 활어를 사면 일반 횟집에서 먹는 것보다 싸다. 광어나 우럭을 1만원에 1접시 단위로 포장해 팔기도 하며 주문하면 매운탕 거리도 별도로 만들어준다. 또한 노천에서 돗자리를 깔고 즉석에서 먹을 수도 있다. 이것저것 가게를 골라가며 구경하다보면 자동차를 가져온 걸 후회하게 된다. 당장 소주 한잔이 그리워지고, 짭조름한 맛에 밥 몇 숟갈이 간절해진다.
◇여행수첩
▲가는 길=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서부간선도로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서부간선도로에서 제2경인고속도로를 타고 남동IC에서 빠져 나와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소래포구.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안산분기점에서 월곶IC로 나와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소래포구가 나온다. 대중교통은 국철(1호선) 제물포역에서 21번 버스를 타거나 부평역에서 38번 버스를 타고 소래포구에서 내리면 된다.
▲볼거리=소래 풍림아파트 맞은편에 해양탐구자연학습장(032-453-2670)은 소래포구의 숨겨진 명소. 통나무 다리를 지나 갈대가 듬성듬성 펼쳐진 갯벌을 따라 들어가면 옛날 소금창고와 염전이 나온다. 염전에서는 옛날 방식으로 소금을 만들기 때문에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소금 채취과정과 소금창고를 구경하고 자연생태학습관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맛집=소래에 가면 속이 꽉 찬 조개구이를 맛볼 수 있다. 소래 포구의 조개구이집 중에는 큰 화덕을 갖춘 곳이 많지 않은데 소래 수협 옆의 태평양조개구이집(032-441-6429)은 소래어시장에서 직접 좌판을 운영하고 있어 싱싱한 조개를 먹을 수 있다. 난로 화덕에 푸짐하게 조개를 구워먹고 난 다음 해물칼국수를 한 그릇 주문하는 것도 좋다. 조개구이 2만~3만원선, 해물칼국수 5천원.
tip1 지금이 딱! 물오른 수산물 장보기
소래포구하면 비릿한 갯냄새와 싱싱한 젓갈이 어우러져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새우젓, 멸치젓, 조개젓, 갈치젓, 꼴뚜기젓, 오징어젓 등 젓갈이 가득하고 가격도 싸고 인심도 풍성하다. 특히 인기가 많은 새우, 꽃게, 민어, 농어, 광어에서 간자미, 참조기까지 없는 것이 없는, 말하자면 살아있는 수산물 박물관이다.
tip 2 소래포구에서 싱싱한 활어회 싸게 먹기
소래어시장 내에 좌판이 무려 350여 곳이 넘기 때문에 좌판을 선택하는 데 특별한 왕도는 없다. 물론 활어가 싱싱한지 점검하는 것은 기본. 2만원이면 광어나 우럭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