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재생의 목적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라는 측면에서 단순히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일차원적인 정비사업에 그쳐 토지·건물 소유자 및 사업 시행자의 재산증식이 되는 부동산 측면의 접근이 된다면 그 도시재생은 또 다른 부작용만 양산할 뿐이다.
즉, 도시재생 구역내 있는 토지·건물 소유자들의 재산 증식으로 인해 그렇지 않은 구역 사람들과 사회적 갈등구조만이 양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시재생의 근본적인 목적은 문화적·역사적인 측면에서의 정통성을 되살리는 도시의 `얼굴'을 만드는 것과 함께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점은 낡고 퇴화된 구도심 정체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부동산적 측면으로 난개발이 진행된 신도심의 자연스런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3년 4월 25일 완공한 일본의 `롯폰기(六本木)힐스'는 아직 완전한 성공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이르지만 이제 막 도시재생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본의 대표적 부동산개발회사인 모리빌딩이 개발주체로 참여한 가운데 용지수용에 9년, 도시 재생 콘셉트 설정에 5년, 건축 3년 등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400여명의 사람들(지권자)을 설득해가며 완공까지 1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롯폰기힐스는 일본 최대의 재개발, 도시 재생 구역으로 아사히TV와 복합콤플렉스 영화관, 모리미술관, 그랜드 하얏트호텔, 지상 43층 4개동에 840가구의 고급 주상복합이 입주해 주말이면 15만여명의 관광객 등이 찾아드는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롯폰기 주변지역은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에도시대를 비롯 메이지유신 이후에도 저명인사가 많이 거주했던 대 저택지로 유명했었으며, 막후 말기에는 미국공사관, 영국공사관, 프랑스공사관 등 외국 공관이 밀집한 국제화무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도심지내 환상 3호선 전철의 불연계에 따른 만성적인 교통체증, 노후화된 아사히TV의 대형 스튜디오 시설에다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선 점포나 사무실, 목조주택, 비좁고 불규칙한 도로, 지역주민의 급격한 노령화 등 쇠퇴일로를 걷게되면서 `재개발유도지구'로 지정되기에 이른다. 즉, 1986년 대지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던 아사히TV가 본사기능을 이전하게 되면서 도시재생이 추진되게 된다.
총 사업비 2천700억엔의 자금 조달은 1천700억엔을 10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개발형증권화에 의해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인 개발형 파이낸스로 조성했으며, 나머지 1천억엔은 모리사가 출자해 ▲도시기반 정비 ▲주택과 상업 업무시설의 조화로운 공존 ▲문화성과 국제성이 풍부한 도시공간 형성 ▲질서정연한 오픈스페이스의 정비를 도시 재생의 목표로 설정했다.
콘셉트는 도심거주, 직주근접, 주택의 소유개념에서 이용(임대)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설정했다.
17년간에 걸친 재생 과정 중 주목할 점은 `항상 살아있는 거리만들기'의 기본 이념 아래 지권자 400여명이 재생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데 이어 양질의 주거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해 주민자치회를 구성해 에어리어 매니지먼트, 타운 매니지먼트를 자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또 나이트 라이프(Night life) 스타일 제시를 통한 24시간 문화도심의 차별화된 사업전략, 군더더기 없는 소프트한 도시재생 전략, 문화·상업·업무 기능이 일체가 된 지역내 랜드마크를 제공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다.
■ 신주쿠

칸사이에서 에도의 중심부인 니홈바시로 가기위해 잠시 묵었던 곳이 바로 신주쿠였다.
1950년대 급속한 경제발전과 더불어 비대화한 수도의 역할을 분담하고자 1955년 신주쿠와 이케부구로가 부도심으로 선정됐으며, 1960년 공사가 시작돼 1971년 첫 고층빌딩인 게이오플라자 호텔이 문을 열면서 신주쿠 미츠이 빌딩, 신주쿠 스미모토 빌딩, 신주쿠 파크타워, 신주쿠 마인즈타워 등 초고층빌딩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기 시작했으며 1991년 완공된 도쿄도청이 대미를 장식하며 높이 100m를 넘는 건물이 18동(棟)이 들어선다.
이밖에 후쿠오카의 캐널시티나 기타큐슈의 리버워크 등은 구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된 대표적인 도시재생사례로 익히 알려져 있다. 캐널시티의 경우 낡은 구도심을 쇼핑과 호텔, 엔터테인먼트, 업무기능이 복합된 집합단지로 재탄생했으며 리버워크 역시 경쟁력을 잃어가는 기타큐슈의 도심을 언론 정보와 문화예술, 쇼핑, 대학의 복합타운으로 재생돼 1일 3만명 이상이 운집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낸 사업이다.
이들 일본의 도시 재생 사례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도시 재생을 단순히 주거기능을 되살리는 부동산 측면에서 접근하지 않고 자치단체와 지역주민, 부동산 개발사업자, 산업, 금융, 교육, 정보업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낡은 도시의 경쟁력을 회복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취재반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취재> 지역신문발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