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게르만 부회장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회장·최유리)가 강제이주 70주년이 되는 내년 거대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전세비행기를 동원해 평양과 서울을 잇따라 방문하겠다는 것으로 해외 동포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야심찬 계획이다. 시기는 해방을 전후한 8~9월 사이며 인원은 150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의 저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는 중앙아시아, 러시아는 물론 세계 재외동포 사회에서도 가장 탄탄한 재정력과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그 힘의 원천은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의 안정적 기반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최유리 회장의 저력이기도 하다. 카스피그룹의 총수인 최 회장은 카자흐스탄은 물론 중앙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부호다.

 알마티 중심가에 위치한 고려인협회 사무실은 카자흐스탄 고려인사회의 자부심중 하나다. 강남의 고급 카페에 들어선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잘 꾸며놨다.
 협회 사무실에서는 내년 8·15행사 계획을 놓고 원로들의 회의가 한창이었다. 이 또한 여느 고려인사회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다.

 김 게르만(53) 고려인협회 부회장은 “내년 북한과 한국 방문이 계획대로 성사되면 고려인 이주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국립대 세계사학과 교수이기도 한 김 부회장은 협회 일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또다른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자신의 평생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한인 이주의 역사' 완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미 1권이 나왔고 연말 2·3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이 저서는 단순히 고려인의 이주사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세계 70개 나라에 한인 이주사를 인구통계학적 접근으로 집대성했다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한국 학자들 조차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카자흐스탄의 고려인이 해낸 것이다.
 김 부회장은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의 도전이 동포 사회에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