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선생의 큰 아들인 윤수(63·서울 대윤병원 병원장)씨는 “대학시절 부터 선거판을 쫓아 다니며 어깨 넘어로 배운 아버님의 왕성한 사회활동 모습이 지금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마다 냉철하면서도 정확하고 빨랐던 아버님의 결단력이 그립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버님은 인천을 위해 태어나셨고, 당신 소원대로 부평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어려서 부평에만 정열을 쏟으시는 아버님이 야속하기도 했지만, 이제 아버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를 가려고 했다가 아버님의 권유로 의대갔다는 윤수씨는 “아버님께서는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은 용서하지 않으셨다”며 “공부를 잘 하면서 다른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권한과 자유를 주셨다”고 칠곡 선생의 자녀교육 방식을 소개했다.

   `피는 속이지 못 한다'는 옛말이 윤수씨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윤수씨는 현재 고려대 의대 동창회장을 비롯 고대의대·한림대 의대·이대의대 외래교수, 대한병원협회 홍보위원장, 대한정형외과 학회 홍보위원장, 서울중소병원회 회장 등 이력서 두장이 모자랄 정도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벌이고 있다. 칠곡선생의 기질을 그대로 빼 닮았기 때문이다.

   거리를 거닐다 아버님과 함께 다녔던 식당 앞에서 서면 아버님이 무척이나 그립다는 윤수씨는 왕십리 비포장길에서 아버님과 자전거를 함께 타던 기억을 떠올리며 잠시 말을 잊었다.

<송병원기자·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