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도시 재생을 주도하는 도시재개발국(URA)내 설치된 싱가포르 40~50년후의 비전 미니어처를 싱가포르 시민들이 구경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1년이 넘게 주민들의 의견을 끊임없이 수렴하고 재수정해 미래 비전을 담은 콘셉트 플랜을 만들어 도시 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5] 민·관 함께하는 도시재생

 일본의 도시재생을 연구해 온 서충원 강남대 교수는 “뉴타운 사업지구의 주민들은 서울시 은평 뉴타운과 같이 노후화된 도시를 싹 밀어내고 유명 브랜드의 아파트를 건설해 제공하면서 양질의 교육시설 및 주거환경 시설 등을 갖추기를 바란다. 이는 그동안 추진해 온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주민들은 이 같은 기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도시구조 개편과는 거리감이 있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합의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를 위해선 “뉴타운 사업, 즉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주민들에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뉴타운 사업은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단순한 재개발이 아닌 생활재생, 경제재생, 환경재생 등을 통해 쇠락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고 이를 통해 거주민들이 사람 중심의 마을에서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하며, 고품격의 삶의 질을 유지해 나가는 것임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우리보다 앞서 도시재생을 추진해 온 일본의 `도시만들기 프로젝트'나 싱가포르의 도시재생을 위한 `콘셉트 플랜과 마스터 플랜 수립' 등의 사례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표본'이라는 게 서 교수의 주장이다.

 일본이나 싱가포르는 도시재생 계획을 수립하기 전부터 해당지역 주민들과 복잡다기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를 도출해 내고, 어떤 생산성을 부여해 도시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인가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 어떤 때는 주민들 스스로가 내가 살고 있는 내고장을 우리 손으로 가꾼다며 주민들간 의견수렴을 통해 도시기본계획안을 마련, 공공기관에 도시재생 역(逆)제의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일본이나 싱가포르의 주민들은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도시재생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려는 능동적 자세를 지닌다는 게 이들 나라가 도시재생을 성공시킨 비결이라 할 수 있다.

 경기도의 뉴타운 사업은 이 같은 관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도내 뉴타운 사업과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경기도는 이 같은 해당지구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고, 주민들에게 도시재생의 진정한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해 해당 사업지구별로 `뉴타운 지원센터'를 계획 초창기 단계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뉴타운 지원센터'는 공공부문에서 경기도, 해당 시·군, 대한주택공사·경기지방공사·한국토지공사 등 공기업이, 민간부문에서는 해당 지역 주민 대표를 비롯해 변호사, 법무사, 감정평가사, 민간건설업체, 금융기관 등이 각각 참여한다. 도에서 계획한 뉴타운 지원센터의 역할은 ▲재정비촉진사업의 자문 ▲사업주체간 이해갈등 조정방안 도출 ▲금융지원방안, 사업촉진방안 강구 등이다.

 즉, 사업지구의 복잡다기한 이해관계를 도출해내 합의점을 찾고, 재정비촉진 자문을 통해 우리 도시재생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를 이해관계자들이 `해답'을 이끌어 내 사업을 민-관이 함께 추진해 간다는 것이다.
 도는 또 주민들의 심리적 기대치와 공공기관의 도새재생 이상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서·북·동부에 홍보관을 설치해 도시재생의 개념을 이해설득시키고 향후 우리 도시의 미래상을 보여줘 주민들의 적극적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지형 경기도 뉴타운사업기획단장은 “사업지구별로 이해관계도 많고, 복잡 다단할 것이다. 그렇다고 싹 밀어내고 주거중심의 대단위 개발을 하는 사업은 기존 도시개발과 별 차이가 없다. 구도심에 역사·문화·정체성을 지닌 생산성을 부여하기 위해선 우선 초기단계부터 엇갈린 이해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 이 것이 경기도의 뉴타운 사업만이 지닌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