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하는 서모(수원시 영통구 영통동·46)씨는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자 속이 타들어가는 기분이다. 몇년전부터 여유자금이 생길때마다 모아온 달러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금을 사두는 건데 후회가 막심하다"는 서씨는 "도대체 얼마까지 달러가치가 하락할지 걱정"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원·달러 환율이 9년여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연일 하락을 거듭하자 이른바 '환테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환율하락(원화가격 상승)은 전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에 의한 것으로 내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지만 급변동기의 환율은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자신만의 '적정 환율'을 정해 그에 맞는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달러화 매입은 '여유있게', 매도는 '빨리빨리'=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원화 값은 상대적으로 비싸지고 달러화는 싸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원화 강세, 달러화 약세)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약세 통화인 달러화는 가급적 천천히 사는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달러를 팔아 강세 통화인 원화를 되사야 할 경우 최대한 빨리 해야 한다.

만약 외국에서 유학중인 자녀에게 학비나 경비를 보낼 때는 해외송금 시점을 최대한 늦춰 환율이 충분히 떨어진 뒤 하는 것이 같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반면 해외여행을 하고 남은 달러를 갖고 있다면 가급적 빨리 원화로 바꿔야 환차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몇개월내로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 사업가라면 굳이 달러화 매도에 나설 필요 없이 환율 움직임을 관찰하는 게 낫다. 재출국 시점에 환율이 반등할 경우 수수료만 이중 부담한 채 손에 쥐는 달러화는 당초보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담당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환율 수준에 어느 정도 이르렀다고 판단한다면 환전금액의 일부를 분할 환전해서 환리스크를 분산시키는게 좋다"고 말한다.

다만 현재 지나치게 높아진 원화 가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환차익을 노린 섣부른 환테크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여행 때는 카드 사용이 바람직=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비용을 지불하거나 물건을 구입하면 현지 가맹점의 물품대금 결제요구를 받는 카드사는 가맹점에 달러화로 먼저 결제한 뒤 국내 은행에 달러화 결제를 요구하게 된다.

카드사에 대금을 지불하는 국내 은행이 상품 구입 고객에게 청구할 대금을 확정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보통 3∼4일이 걸린다. 즉 청구대금 확정 때 적용되는 환율은 물건 매입시점이 아닌 3∼4일 뒤의 환율이기 때문에 환율 하락기에는 카드 이용이 현금 지급에 비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남미 오지나 아프리카 등의 경우 환율 적용 시점이 한달까지도 늦춰질 수 있다.

◇사전 선물환, 분할매수 계약도 방법=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은 사전에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환차손을 줄일 필요가 있다. 해외펀드가 미국에서 달러화로는 이익을 내더라도 원화로 환전할 경우에는 더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반년정도 뒤에 해외 출국 계획을 갖고 있다면 지금처럼 달러화 값이 낮은 시점에 달러화를 분할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출국 시점에 환율이 급등할 경우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시로 외화수요가 있는 수요자라면 그때그때 환전으로 수수료를 내는 것보다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상품으로 연 2~3%의 이자로 확보하면서 외환을 관리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외환은행 담당자는 "최근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매수를 한꺼번에 하지말고 환율이 낮은 시점에 조금씩 분할해서 사두면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