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 추락',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보합', '이명박 전 서울시장 급등'. 경인일보사와 리서치월드가 공동으로 지난 2004년 12월말과 2006년 12월말 각각 실시한 경기·인천지역 주민들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추이다. 그러나 오는 12월13일 치러지는 제17대 대통령 선거는 앞으로 300여일이 남아있다. 신당 창당의 움직임도 있고, 한나라당 당내 후보선출 등 다양한 변수들이 예측된다.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이다. 앞으로 이 같은 추이가 어떤 변수에 의해 어떻게 변화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2006년 12월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인천지역 1천500명(경기지역 1천명, 인천지역 500명)을 대상으로 경인일보사와 리서치월드가 공동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44.8%를 얻어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2위 그룹으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15.5%, 고건 전 총리는 9.6%, 손학규 전 경기지사 6.7%를 형성했다. 손 전 지사가 마지노선 5%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해 눈길을 모았다. 이 밖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 2.5%, 김근태 열린우리당 당의장 1.6%,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1.5% 순이었다.

특히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 조차 자당 후보군인 정동영(16.1%), 김근태(4.8%)보다도 이명박(25.0%), 박근혜(15.3%), 고건(12.1%) 등의 순으로 타당 후보군을 선호하는 이상 기류가 나타나 현 여권 주자들의 경쟁력이 당내에서조차 상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이명박(57.6%), 박근혜(25.3%), 손학규(5.6%) 순으로 조사돼 이 전 시장이 당내 빅3 중 나머지 후보들의 선호도를 합친 것보다도 높은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그렇다면 현재 선호도 1~3위를 보이고 있는 이명박, 박근혜, 고건의 선호도(지지율)의 변화는 어떠했을까.

'표'에서 보듯 지난 2004년 12월 28~30일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고건이 32.2%로 박근혜 16.0%, 이명박 15.9%를 배이상 제치고 1위를 차지했었다. 당시 고건은 열린우리당 지지층뿐 아니라 한나라당 지지층에서조차 당시 한나라당 대표인 박근혜(26.7%)를 근소한 차(27.5%)로 앞서는 기염을 통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5년 7월 청계천 효과를 타고 이명박이 1위를 탈환했다가 다시 고건이 뒤집는 등 엎치락 뒤치락하는 형세를 보였었다. 그러다 지난해 1월1일 SBS의 조사에선 이명박(25.4%)이 근소한 차로 고건(24.8%)을 앞지르기 시작했고, 박근혜(21.6%)는 지지율이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3위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이명박의 황제테니스 사건으로 인해 고건에게 1위를 내준 이명박은 6개월 뒤인 한길리서치 조사(2006년 7월7일)에서 26.2%로 고건(25.9%)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민선시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대권 도전에 나서면서다.

이후 이명박은 1위를 내주지 않은 채 고건, 박근혜와 격차를 점점 더 벌렸고, 경인일보사와 리서치월드의 지난해 12월말 조사에선 박근혜(15.5%), 고건(9.6%)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많은 44.8%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형세다.

여기에 차기 집권 가능성이 큰 정당을 묻는 질문에 '한나라당'이 75.9%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5.7%에 그쳤고, 또 여권 일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통합신당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추진하고 있는 통합신당에 대해 경기·인천지역 주민들은 '모르겠다'는 무관심층이 63.5%로 가장 많았고, '열린우리당을 유지해야 한다'(18.4%)와 '바람직하다'(16.0%)가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지지층은 '당 유지' 39.5%, '신당 추진' 28.2%로 '당 유지'가 높은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신당 추진' 37.0%, 당 유지 22.2%로 '신당추진'이 높아 묘한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