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잊혀진 해방기의 비평가 김동석을 주제로 석사학위 논문(김동석 문학 연구)을 썼던 이희환씨가 최근 박사논문 '김동리와 남한의 국민문학의 형성'을 마무리했다. 석사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해방공간에서 우리 문학사의 가장 대척점에서 치열한 논쟁을 펼친 김동석과 김동리 두 문인의 연구를 석·박사 논문으로 완성한 것이다.

   이희환씨는 김동석을 그동안 우리 문단에서 치부하던 좌익 계열 비평가로만 보지 않고 있다. 그는 "김동석은 당시 우익으로 분류되던 이광수나 김동리 등에 대한 비판 뿐만아니라 좌쪽에 있던 이태준, 임화, 정지용 등도 함께 비평했다"고 강조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비평했다는 얘기다.

   김동석 전집발간 등 인천을 대표할 문인 조명 작업이 절실하다는 그는 "김동석은 문학비평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비평도 정력적으로 펼쳤다"면서 "비평 이외에도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 연구와 수많은 시, 수필 등을 통해 짧은 기간에 참다운 실천적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그는 김동석과 김동리의 유명한 순수문학 논쟁은 우리 시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동석이 김동리에게 "역사적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던 부분과 김동리가 김동석에게 "이념에 사로잡힌 독조(毒鳥) 비평가"로 지적했던 것 중에서 김동석, 김동리 중 누가 진정한 문인의 모습을 지향했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진오기자·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