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퇴직후 참여 1만7천여시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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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김형옥(77)할머니. 김 할머니는 경기적십자에서 몇 안되는 '스타'봉사원이다. 지금까지 봉사시간만 1만7천여시간. 하루 4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11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봉사활동을 했다는 계산이다. 전국 적십자 봉사원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고 몇년전부턴 수원지구협의회장을 맡아 봉사회를 이끌고 있다.
"나를 위해서 봉사하는 거야. 동정 때문에 하면 안되지. 나와 내 가정을 위해 봉사하는 거라고."
"걸을수 있는 순간까지 계속하고 싶어"
스타봉사원이니까 특별한 '봉사관(觀)'이 있지 않을까 하고 물었지만 대답은 간단했다. 결국 자신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있어야만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뜻이었다. 김 할머니는 "동정만으로는 봉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개성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교사로 재직하던 중 전쟁이 터지면서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피란왔다. 가족들은 모두 고향에 둔 채였다. 혈혈단신의 고단한 삶 때문이었을까? 김 할머니는 교사직에서 정년퇴직한 뒤 비로소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땐 참 먹고 살기 어려웠어. 학교 오는 애들 중에 도시락 못싸오는 애들도 많았고, 연필 한자루 못사는 애들도 많았지. (학교를)그만두고 나서야 그 아이들이 생각나더라구."
그렇게 시작한 적십자 봉사원 활동이 올해로 34년째에 이르렀다. 주변에선 "이제 좀 쉬시라"는 말도 전하지만 김 할머니는 자신 또래의 노인들이 손자들을 보살피며 어렵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곤 한다.
"좀 더 젊었으면, 조금만 더 건강했으면 더 잘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하지. 뭐, 그게 맘대로 되겠나. 그저 걸을수 있는 순간까지만 계속 하려고 해."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