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을 언제부터 전달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족히 10년은 넘었어요." 고양시 항공대학 부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아줌마들이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10년 이상 장학금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학비 때문에 쩔쩔 매는 학생들을 위해 하숙집 아줌마 4~5명이 뜻을모아 만든 고양장학회(회장·최삼옥).

남에게 알리고 싶어서 시작한 장학사업이 아니라 결성 시기와 지급 금액도 모른다는 고양장학회는 현재 12명의 하숙집아줌마들이 매년초 십시일반의 장학금을 마련, 학교측에 전달하고 있다. 첫해 150만원을 지급한 장학금도 지역경기 침체에도 불구, 한해도 거르지 않은채 매년 300만원 600만원 등 액수를 늘려 전달하면서 지난 15일에는 여준구 항공대 총장에게 700만원의 적잖은 장학금을 선뜻 기증했다. 10여년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불할 만큼 하숙집 아줌마들의 열렬한 항공대 사랑은 지난 90년대초 관내 유일한 항공대가 안성시 이전설이 나오면서 이를 반대하는 학생 시위속에 하숙집 아줌마들도 함께 동참하면서 부터다.

항공대와의 인연 때문에 양주시 장흥면에서 대형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장학사업을 리드하는 최 회장은 "누가 얼마나 받았는지 알 바도 아니지만 장학금 수혜 학생의 고맙다는 말과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편지 한통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올해도 하숙집 아줌마들이 전달한 성금으로 학업성적이 우수한 13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항공대는 지금까지 총 31명이 고양장학회를 통해 수혜를 받았다고 밝혔다.

=고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