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 제작에서 배포까지
인천지역 주요 백화점인 롯데인천점과 신세계인천점의 경우 한달 평균 각각 150만~200만부 가량의 전단지를 찍어낸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백화점들은 한달에 보통 1억2천만원을 쏟아붓는다.
각 백화점 전단담당 직원들은 1주일에 두번정도 배포되는 이런 전단지를 만들기 위해 3~4일 전부터 머리를 쥐어짠다. 일단 백화점에 입주해 있는 각종 점포별로 제품과 가격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다음, 백화점 자체에서 하는 사은행사와 이벤트 계획 등을 꼼꼼히 체크해 레이아웃을 짠다.
면 배치도 백화점 자체의 사은행사나 주요 이벤트가 전진 배치되고 각 브랜드별 행사는 뒷면에 들어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각 백화점 본점 차원에서 공통적인 레이아웃을 만든다. 각 지점들은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꾸며진 전단지들은 외주업체의 디자인 작업을 통해 최종 인쇄를 거쳐 소비자에 쥐어진다.
▲철저한 보안을 지켜라
하찮게 보일 수 있는 이 전단지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보안은 대기업의 신제품 개발보다 더하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의 경우 전단지가 나오는 당일까지 그 주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지 전단지 담당 직원과 마케팅 책임자 2명만이 안다. 전단지를 인쇄하는 인쇄소 또한 백화점과 단독 계약을 맺고 인쇄 당일에나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지 알 수 있다. 또 외주를 받아 디자인 작업을 하는 업체들도 지문인식기 등 첨단 장비를 설치해 백화점 전단지 담당 직원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각 백화점들이 이렇게 보안에 신경쓰는 이유는 전단지에 나가는 바겐세일 행사나 이벤트, 사은품 등이 모두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 특히 세일기간에는 각종 사은행사와 이벤트로 인해 백화점은 평소 매출의 2배 이상을 올린다. 이런 탓에 전단지 내용이 사전에 경쟁업체에 유출되면 그 타격이 만만치 않다고 백화점 관계자는 귀띔한다.
▲매력적인 전단지 모델은 어떻게 탄생하나
백화점 전단지의 모델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주요 백화점의 경우 대부분 늘씬한 키의 무명 서양모델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각 백화점들이 무명 서양인들을 고집하는데는 백화점 콘셉트와 이미지가 모델 하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와 롯데백화점 관계자들은 "만약 유명 국내 연예인이나 외국 연예인이 전속 모델로 백화점 전단지나 광고에 출연하다 스캔들이라도 난다면 그 타격은 엄청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세계의 경우는 본점 차원에서 미국 등을 중심으로 현지에서 행사나 백화점에 맞는 모델을 발굴해 사진까지 모두 현지로케로 이뤄진다. 롯데의 경우도 러시아 등 주로 북유럽권 모델을 발굴해 전단지 모델로 기용하는 편이다.
▲오·탈자 하나도 꼼꼼히
대부분 전단지를 만드는 이들은 각 백화점 마케팅 팀의 일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각 백화점의 전단지가 한꺼번에 나오는 금요일이나 주말이면 어김없이 경쟁업체의 전단지를 입수해 자신들의 것과 비교해 보고 대책 등을 논의한다. 신세계 인천점의 경우는 롯데 인천점, 롯데의 경우는 신세계 인천점의 전단지들이 백화점 사무실에 날짜별로 스크랩 돼 있다. 한 전단지 담당 관계자는 "경쟁업체가 특이한 사은행사나 이벤트를 펼치면 우리도 그에 맞는 대응책을 논의한다"며 "전단지가 오픈되는 주말이면 입술이 바싹 타들어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