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연구소 임태희 소장이 28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2007년 대선 유권자성향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나라당에 대한 여론 지지율이 최고 '50%' 안팎을 넘나들고 있으며 차기 대선을 앞둔 유권자들의 이념 성향은 지난 대선 전에 비해 보수화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발표됐다.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에 의뢰해 지난달 8~9일 남녀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신뢰수준 95%±3.1%P)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이념 성향은 '중도'가 36.9%로 가장 많았고, 보수(30.2%), 진보(27.1%)가 그 뒤를 따랐다.

이는 KSDC가 지난 2002년 대선 직전 같은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진보(41.1%)-중도(32.3%)-보수(26.7%)의 순으로 나타났던 결과에 비해 유권자들의 이념 성향이 좌에서 우로 이동하고 있는 경향을 보여준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분석이다.

1997년 대선 직전 조사에서 '보수(41.5%)'가, 2002년 대선 직전 조사에서 '진보'가 다수였던 것과 비교할 때 이번 조사에서는 '중도 성향'에 가장 높은 분포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한나라당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은 밝혔다.

임 소장은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늘어난 중도성향 유권자들은 진보에서 이동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범여권 통합신당'이 창당될 경우 중도층의 31.1%는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비슷한 비율인 30.2%가 '반(反) 한나라당' 성향을 보일 것으로 조사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절대 지지층 중에서도 보수는 절반 가량(51.9%)에 그치는 대신 중도(31.9%)와 진보(27.7%)의 비율 역시 만만치 않았다.

정책 이슈별로 볼 때 과세, 부동산, 재벌개혁 등 경제 분야에서 응답자의 다수가 진보적 성향을 보였던 반면 사형제나 불법시위 등 사회 이슈에서는 보수적 성향의 답변이 더 많았다. 예컨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질문에는 절대 다수인 82.2%가 찬성하고 9.8%가 반대한 반면, '불법시위는 강력 진압해야 한다'는 질문의 경우 찬성(64.6%)이 반대(21.2%)를 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