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앞 저만치서부터 인사를 드렸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이경분(78)할머니가 뛰어나오더니 한인숙(49) 적십자 화성지구 협의회 회장을 부둥켜안았다.
이 할머니는 마치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딸을 반기듯 한 회장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우리 회장 기다리고 있었어. 언제 오나 아침부터 기다렸지 뭐야…."
이 할머니는 한 회장의 두손을 좀처럼 놓지 못했다.
"아이고 할머니 눈물을 흘리기는…"하면서 할머니의 눈 주위를 닦아주던 한 회장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다.
화성시 정남면 일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한 회장은 이 지역에서 '사랑의 전도사'로 통한다. 9년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 회장은 어려운 형편에 있는 시골 노인들을 위해 손수 목욕시키고 반찬까지 만들어 주는 등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만나서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들 하세요.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다보면 속에 있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풀 수 있으니까요."
현재 한 회장은 정남면 지역의 어버이 결연세대 13세대 14명과 차상위 계층 35세대를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침부터 집에서 나와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지만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친딸 기다리듯 두손모아 자신을 기다리는 노인들의 모습을 생각할 때면 늘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한다.
"봉사는 몸으로 하는 노력만으로는 안되는 것으로 시민들의 많은 도움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올해는 전기세도 못내 추운 겨울을 지내야 하는 어려운 이웃들을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한해가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