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1일 오전 11시께 반딧불적십자 봉사회 회원들이 지역 어르신들에게 떡만둣국을 대접하기 위해 중부봉사관 2층에서 직접 만두를 빚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중부봉사관 2층 소회의실.

점심 시간(낮 12시)이 다가오면서 만두를 빚는 '반딧불 적십자 봉사회' 회원 10여명의 손길이 점점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복정동 일대 '홀몸 노인' 60여명에게 떡만둣국을 대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침도 거른 채 '아점'을 먹겠다며 오전 11시도 채 되기전에 소회의실을 찾은 노인들도 있었다.

밥과 사랑에 허기진 노인들. 그들을 위해 열심히 만두를 빚어냈지만 봉사회원들은 자신들의 손놀림이 더디게만 느껴졌다.

이미 60여명이 먹을 만두는 다 빚었지만 '혹시 부족하지는 않을까' '하나라도 더 대접해야지'하는 마음이 회원들의 손길을 재촉했다.

진영실(56·여) 봉사회장은 "날도 추운데 어르신들 먹기 편하고 따뜻하시라고 떡만둣국을 준비했습니다만 공간이 좁은 관계로 더 많은 분들을 초대하지 못해 죄송스럽기만 하네요"라며 더 많은 사랑을 나눠주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 했다.

사실 반딧불 적십자 봉사회는 지난 2002년부터 분당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녀회 활동을 해 오던 평범한 주부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신들의 아파트의 권익을 위해서만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2년 말 장애인 시설인 광주 인혜동산을 방문해 목욕봉사를 한 것이 지역 봉사활동 단체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고등동 복지관 식사대접, 은행1동 시각 장애인 및 홀몸 노인들을 위한 빨래 봉사, 비인가 시설 목욕봉사, 새터민 정착 지원 등 좀 더 넓은 지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성남지역 홀몸 노인과 장애우 등 90세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봉사단 회원들이 직접 만들어 낸 반찬을 전달하는 '반찬봉사' 활동도 해 오고 있다.

김치나 소고기 장조림, 마른 반찬 등 일반 가정에서 흔히 먹는 반찬 밖에는 못드리지만 이미 5년이 넘도록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진 회장은 "중증 치매노인들에게 목욕봉사를 하고 나면 가슴 한 편이 아파오면서 다음에 또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주변의 많은 어려운 이웃들이 있겠지만 독거노인들에게 더 많은 봉사를 하겠습니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