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낮 12시)이 다가오면서 만두를 빚는 '반딧불 적십자 봉사회' 회원 10여명의 손길이 점점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복정동 일대 '홀몸 노인' 60여명에게 떡만둣국을 대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침도 거른 채 '아점'을 먹겠다며 오전 11시도 채 되기전에 소회의실을 찾은 노인들도 있었다.
밥과 사랑에 허기진 노인들. 그들을 위해 열심히 만두를 빚어냈지만 봉사회원들은 자신들의 손놀림이 더디게만 느껴졌다.
이미 60여명이 먹을 만두는 다 빚었지만 '혹시 부족하지는 않을까' '하나라도 더 대접해야지'하는 마음이 회원들의 손길을 재촉했다.
진영실(56·여) 봉사회장은 "날도 추운데 어르신들 먹기 편하고 따뜻하시라고 떡만둣국을 준비했습니다만 공간이 좁은 관계로 더 많은 분들을 초대하지 못해 죄송스럽기만 하네요"라며 더 많은 사랑을 나눠주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 했다.
사실 반딧불 적십자 봉사회는 지난 2002년부터 분당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녀회 활동을 해 오던 평범한 주부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신들의 아파트의 권익을 위해서만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2년 말 장애인 시설인 광주 인혜동산을 방문해 목욕봉사를 한 것이 지역 봉사활동 단체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고등동 복지관 식사대접, 은행1동 시각 장애인 및 홀몸 노인들을 위한 빨래 봉사, 비인가 시설 목욕봉사, 새터민 정착 지원 등 좀 더 넓은 지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성남지역 홀몸 노인과 장애우 등 90세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봉사단 회원들이 직접 만들어 낸 반찬을 전달하는 '반찬봉사' 활동도 해 오고 있다.
김치나 소고기 장조림, 마른 반찬 등 일반 가정에서 흔히 먹는 반찬 밖에는 못드리지만 이미 5년이 넘도록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진 회장은 "중증 치매노인들에게 목욕봉사를 하고 나면 가슴 한 편이 아파오면서 다음에 또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주변의 많은 어려운 이웃들이 있겠지만 독거노인들에게 더 많은 봉사를 하겠습니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