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28.레딩FC)과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설 맞대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유와 레딩은 민족의 명절 설 새벽인 18일 오전 2시1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스타디움에서 136년 전통의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 16강전을 치른다.

   박지성은 지난 11일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찰턴전에서 헤딩 결승골을 터트리며 맹활약을 펼쳐 FA컵에서도 충분히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맨유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트레블(3관왕)을 목표로 잡아 레딩전도 중요하다.

   문제는 설기현이다. 설기현은 11일 애스턴 빌라전에서도 엔트리에 들지 못해 정규리그 세 경기 연속 결장했다.

   자신의 자리인 오른쪽 미드필더 경쟁에서 베테랑 글렌 리틀에게 밀려난 분위기다.

   그런데 설기현에게 희망을 주는 소식이 들려왔다.

   케빈 딜런 레딩 코치는 15일 레딩 구단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FA컵에 투입할 만한 요건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우리는 (정규리그와 달리) 팀을 바꾸려고 한다. 그렇다고 전력이 약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레딩 홈페이지는 딜런 코치의 발언을 보완하면서 설기현과 보비 콘베이(미국), 브린야르 군나르손(아이슬란드), 존 오스터(웨일스) 등 각국 국가대표로 확실한 자리를 잡은 네 명이 미드필더진을 구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딜런 코치는 "누가 출전하든 FA컵 출전 명단에는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기현은 지난 달 28일 FA컵 32강 버밍엄 시티전에 출전해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70일 만에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실기현과 박지성은 지난 해 1월 설기현이 챔피언십(2부리그) 울버햄프턴에서 뛰던 시절 FA컵에서 만난 이후 13개월 만에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만남이 없었다. 작년 9월 1차전에선 박지성이 부상으로 빠졌고 지난 연말 2차전에서는 박지성이 전반, 설기현이 후반 교체 멤버로 각각 뛰는 바람에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설 새벽에는 프리미어리거 4호 이동국(28.미들즈브러)의 데뷔전도 잡혀 팬들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미들즈브러는 맨유-레딩전에 두 시간여 앞선 18일 0시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챔피언십)과 FA컵 16강전을 갖는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미들즈브러 감독은 FA컵 32강 재경기 브리스톨 시티전에 앞서 "32강전을 통과하면 다음 경기에 이동국을 출전시키겠다"고 못박았다. 여러 모로 기다려지는 섣달 그믐 밤과 설 새벽이다.

   ◇프리미어리거 4총사 FA컵 출전 일정
이동국 : 미들즈브러-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18일 0시.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
박지성-설기현 : 맨유-레딩(18일 오전 2시15분.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스타디움)
이영표 : 풀럼FC-토트넘(19일 오전 1시.런던 크레이븐 코티지 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