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하얀거탑은 일본 작가 야마자키 도요코가 지난 1969년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폐쇄적인 대학병원내에서 권력욕에 사로잡힌 의사 자이젠 고로와 이에 맞서 의사로서의 정도(正道)를 고집하는 사토미 슈지,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병원 외과조교수 자이젠이 교수가 되기 위해 벌이는 갖가지 음모와 계략 그리고 교수가 된 이후 의료사고가 나면서 맞게된 법정다툼이 주된 흐름이다.

소설 배경과 등장인물은 대부분 의료계지만 핵심 테마는 권력암투, 고질적인 비리, 부조리한 관행 등을 정면으로 다룬 소설이다. 말 그대로 '병원을 무대로 벌어지는 정치이야기'라는 표현이 정확히 들어맞는다. 마이니치신문 기자출신인 작가가 전후(戰後)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일본 사회에서 보고 느낀 것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은 연재중이던 1966년 영화화된 것을 시작으로 TV드라마, 라디오드라마 등으로 몇차례 제작됐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03년 후지TV를 통해 22부작으로 만들어졌으며 평균 25%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현재 2003년판 하얀거탑은 케이블채널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한국판과 비교해 가면서 보는 것도 꽤 재밌다는 평이 많다.

2007년 한국판 하얀거탑의 경우 제작진은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가 아닌 원작소설을 각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정교한 병원 세트와 수술장면, 빠른 전개, 속도감있는 편집 등으로 드라마의 긴장감은 일본판보다 훨씬 낫다는 의견이다. 특히 권력욕에 사로잡힌 외과의사 장준혁역을 맡은 김명민 등 주연들의 탄탄한 연기와 변희봉, 이정길, 김창완 등 중견연기자들의 호연이 조화를 이루면서 전문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