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우리문화원형 콘텐츠화

문화원형 컨퍼런스에는 우리 전통 음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 '대장금'의 이병훈 PD, 일본의 정령·귀신을 소재로 한 호러만화 전문가 히노 히데시 작가, 중국의 전통문화와 예술을 소재로 한 2008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의 제작자 려우전위 대표 등 한·중·일 3국의 대표적인 콘텐츠 제작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 자리는 한·중·일의 문화콘텐츠를 비교해 우리 문화콘텐츠의 미래 경쟁력을 가늠해 보는 자리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공모한 문화원형 창작콘텐츠 공모전을 통해 접수된 210개의 작품중 문화관광부장관상(대상)을 수상한 '노스텔지어(Nostalgia):향수(鄕愁), 경희대 구환희 작품'을 비롯한 20여개의 작품을 선정, 수상·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공모전은 문화원형 사업을 통해 개발된 문화원형 콘텐츠를 활용한 창작물을 대상으로 창작 콘텐츠를 제작하는 대표적 전통문화 UCC공모전이다. 선정된 작품들은 우리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감각과 기술로 재구성해 문화콘텐츠 창작의 중요한 가능성과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모전을 주관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디지털을 통해 전통의 잠재력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작품들을 유명 포털 등을 통해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계획이다.

전 세계인의 공감을 얻은 영화 '반지의 제왕'과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드라마 '주몽'의 공통점은 영웅과 신화라는 문화원형을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의 성공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영화 '왕의 남자'와 한류의 중심에 선 드라마 '대장금' 그리고 '주몽'과 '황진이'는 우리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대표적 성공사례다.

2008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인 '푸와'도 중국 문화원형을 소재로 제작한 대표적인 캐릭터고 일본 3대 공포만화 작가로 손꼽히는 히노 히데시가 일본의 귀신, 요괴를 작품의 소재로 삼은 것도 일본의 문화원형을 활용한 대표적인 경우다.

문화원형은 이처럼 문화콘텐츠 사업의 창작 소재로 무한한 활용 가치가 있고, 거듭되는 성공사례에 힘입어 제2의 한류 붐을 일으킬 문화콘텐츠산업 자원으로 중요하다. 최근 주춤거리는 한류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풍부한 콘텐츠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업계 및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 8일 업무보고에서 한국 문화를 통해 한류 바람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우리의 전통문화, 신화, 설화, 역사 속의 문화원형을 발굴해 이를 새로운 한류의 콘텐츠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원형에는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보편적 정서를 사로잡는 스토리텔링 요소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문화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은 우리 역사와 전통안에서 숨쉬고 있는 문화원형을 디지털 콘텐츠화해 창작 소재로 활용, 문화콘텐츠 산업의 창작기반을 조성하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원형 창작콘텐츠는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화 사업의 결과물이다.

문화관광부가 지난달 발표한 '문화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제2차 기본계획'은 전통 문화원형의 문화콘텐츠산업 창작 소재 활용 및 이를 통한 창작기반 인프라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최근 역사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의 연속적 성공으로 우리 문화의 정체성이 담긴 전통 문화원형이 문화콘텐츠 창작의 핵심요소이자 새로운 지식산업 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이런 사회문화적 현상을 정책적으로 지원해 문화콘텐츠 창작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 5년간(2002~2006년) 진행된 '우리 문화원형의 디지털콘텐츠화 사업'의 1차 성과를 바탕으로 2차 전략을 수립했다. 사업은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화 전담기관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관기관이 돼 진행하게 된다.

1단계 사업에는 약 500억원이 투입돼 280여개 업체 및 학교 등에서 3천500여명의 인력이 참여해 역사, 민속, 신화, 건축, 예술 등 160개 문화원형 과제 약 60만개 아이템을 개발했다. 현재 문화원형 콘텐츠 포털사이트인 문화콘텐츠닷컴(www.culturecontents.com)과 포털 사이트인 다음을 통해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발된 콘텐츠는 영화(왕의 남자), 드라마(주몽, 황진이 등)를 비롯해 캐릭터, 패션, 디자인 등 산업부문 및 공공부문(국정교과서, 국회 홈페이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등) 등 다양한 분야에 1천700여건 이상 활용됐고 그 활용 실적이 지속적으로 증가(연평균 250%)하고 있다.

인문학 및 순수예술 관련기관이 전체 과제수행기관의 약 40%(100여개)며, 지역 소재 업체 및 기관이 약 25%(70여개)로, 인문학, 순수예술과 같은 기초학문과 지역 고유문화유산이 문화콘텐츠산업의 토양이 되도록 연계, 활성화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차 사업이 문화원형 창작소재 개발을 통한 창작 인프라 구축과 산업적 활용을 위한 제공을 그 목적으로 했다면 2차 사업은 보다 산업적 수요가 높은 문화원형 콘텐츠를 선별적으로 발굴·개발하고 그 활용도를 극대화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문화콘텐츠를 창작, 문화원형의 산업적 가치 창출을 위한 것이다. 2차 사업은 문화원형의 산업적 가치 창출이라는 실행 목표 아래 340개 창작소재(과제) 개발과 3천건 이상의 활용 실적(누적)을 달성할 계획이며, 나아가 문화콘텐츠 산업과 관련시장에서 문화원형에 기반한 창작 소재의 역할과 가치가 보다 증대되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