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대학을 마치지 못한 게 한이었던 어머니(61)는 2004년 초 영흥면사무소에서 한국농업전문학교 원서를 들고 왔다. 어머니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감이 컸던 탓이다. "영흥도에 살려면 농사를 짓고 사는 게 좋겠다고 하시면서 원서를 갖다 주셨죠." 떠밀리다시피 시작한 공부지만 이젠 농업전문가가 됐다. 지금은 농업 블루오션을 외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전공선택은 순전히 이름 때문이다. 세부전공은 약특용작물(약초재배). "특용작물하면 왠지 좋아보였다" 한다. 이랬던 그가 작은 씨앗 하나에 마음이 바뀌었다. "마는 씨앗으로도, 뿌리로도 심는데 1학년 실습시간에 씨앗을 심었습니다. 씨앗이 몇 십배로 커지는 것을 보면서 재미를 느꼈어요.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마음도 그 때 먹게 됐습니다."
이제 그의 꿈은 고향인 영흥도에서 엽채류를 재배하는 것. 민박과 식당운영에 보탤 작정이다. 오는 3월 모교명이 한국농업대학으로 변경돼 한국농업전문학교 마지막 졸업생이기도 한 송씨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기분으로 농사를 짓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