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설탕과 소금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설탕을 넣은 커피로 하루를 시작해 온종일 빵,콜라를 먹으며 설탕에 중독이라도 된듯 하루하루를 이어간다. 또 우리는 소금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음식의 간을 맞추는데 필수적이며 그 용도는 매우 다양하다. 사람 혈액의 0.9%도 염분으로 되어 있을 만큼 인체에도 중요한 구성 요소다. 이처럼 설탕과 소금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신체의 신진대사를 일으키고, 또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약도 과잉 섭취하면 독이 되는 법인데도 설탕과 소금의 과잉섭취 위험성에는 무방비 상태인 것이 현실. 올바른 식생활을 통한 적절량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부터 하얀 물질의 비밀과 진실을 벗겨보자.

해마다 이쯤되면 돌아오는 달콤한 시간이 있다. 며칠 전 지나간 '밸런타인 데이'와 곧 다가올 '화이트 데이'에 초콜릿과 사탕으로 남녀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사랑의 달콤한 맛이야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만 초콜릿과 사탕이 갖고 있는 당분은 건강과는 썩 어울리지 않는다. '설탕의 소비는 문명의 척도'라는 말이 있듯이 일반적으로 문명이 발달할수록 그리고 국민소득이 올라갈수록 설탕 소비량이 많아진다고 한다.

설탕의 주성분인 스크로스는 체내에서 쉽게 흡수된다. 흡수된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 다음 주로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건강상 좋지 않다고들 하지만 설탕 섭취가 부족하면 신진대사와 활력이 저하된다.

반대로 설탕 섭취량이 많아지면 탄수화물과 당분 처리 능력 감소, 혈중 지방 농도의 증가, 비만, 고혈압 등 각종 신체교란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탕의 역사
설탕의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BC 327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인도에 원정군을 파견했을 당시 사령관이었던 네아체스 장군은 "인도에서는 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갈대의 줄기에서 꿀을 만들고 있다"고 하여 놀랐다는 기록이 있다. 또 BC 320년에는 인도에 주재한 적이 있었던 그리스인 메가스테네스가 설탕을 '돌꿀(石蜜)'이라고 소개했다. 돌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그 때 이미 고형물인 설탕이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설탕은 5~6세기경에 인도로부터 중국·태국·인도네시아에 보급됐고 중동을 거쳐 유럽에도 전해졌다. 8세기경에는 키프로스섬을 거쳐 지중해 연안에도 보급되었고 그 후 아프리카 남부에까지 이식되었다.

1492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후 에스파냐와 포르투갈 사람이 신대륙에 진출하게 되면서부터 쿠바·푸에르토리코·멕시코·브라질 등 중남미에도 사탕수수의 재배를 전했다. 이들 지방은 16세기경에 이르러 이미 세계 굴지의 설탕 생산국으로 발전하였다.

설탕이 한국에 보급된 것은 20세기 초로 생각되며 1920년 평양에 제당공장을 세워 무설탕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 후에 8·15광복이 되자 1953년 한국 최초의 정당공장이 부산에 세워졌고 수입한 원료당에서 설탕을 대량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설탕의 비밀

설탕이 과연 독이냐, 약이냐를 놓고 의견이 팽팽하다. 특히 식욕이 떨어지고 체력이 모자란 다소 왜소한 아이들에게는 설탕은 분명 약이다. 영양분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부족한 체내 포도당을 가장 빠르게 공급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탕의 과잉섭취를 계속하면 정상 혈당치를 유지할 수 없는 저혈당증이 나타난다. 뇌와 신경은 저영양에 빠져 학습 능력이 크게 저하되고 불안 신경증 등의 이상증상이 현저해지고 이후 혈당치 회복을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작용해 감정과 지각능력을 상실, 폭력적인 성향을 나타내게 하는 것으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즉 설탕의 과잉 섭취가 기분과 감정에까지 영향을 끼쳐 공격성 성향을 띠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설탕의 과도한 섭취에 대한 일부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지만 설탕에 대한 다양한 이견이 있고 성장기 아이와 고혈당 환자 등 일부 사람들은 섭취를 줄이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설탕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
일반적으로 설탕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에 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당뇨병은 우리 몸에서 어떤 이유로 높아진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에 이상이 생겨 혈액 중에 처리되지 못한 당분이 떠돌게 되면서 신체 각 부분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즉 당뇨병은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생기는 질병이지 먹는 설탕의 양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질병은 아니라는 말이다.

또 흰설탕보다는 흑설탕이 좋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이 역시 잘못 알고 있는 예 중 하나로 흑설탕에는 미량 원소와 각종 불순물이 더 들어있어 흰 설탕과 별로 다르지 않다.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청량음료 대신 설탕이 적게 들어있는 과일주스를 선택하는 소비자 역시 설탕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다.

무가당 주스든지 가당 주스든지 일부 제품엔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대표적 청량음료인 콜라보다 더 많은 양의 설탕이 들어있다. 설탕이 전혀 없다고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과일 자체의 당 역시 많은 양이 갑자기 들어갈 경우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시키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과일속에 들어있는 섬유질이 설탕의 흡수속도를 줄여주기 때문에 주스보다는 과일을 통째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에도 설탕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설탕의 섭취를 줄이는 동시에 우리 몸에서 설탕의 대사에 소모되는 비타민 B1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또 채소 섭취량을 크게 늘려 섬유질의 섭취로 장에서 흡수되는 당을 낮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설탕은 첨가 유무에 따라 어린이 건강에 극과 극의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각별한 신경이 필요하다는 분당 서울대병원 손정민 영양실장.  
 
■ 설탕 먹는 방법

대한민국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아마도 웰빙, 특히나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은 욕구는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갖가지 방법이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유독 3가지 흰색 식품에 민감하다. 섭취하는 양의 많고 적음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는 밀가루, 소금, 설탕이 바로 그것. 때문에 유아기·성장기 아이들에게 어떻게, 얼마나 먹여야 하는지 고민하는 부모들의 걱정은 식을줄 모른다.

밀가루, 소금, 설탕 이 3가지는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식품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 중 설탕은 첨가 유무에 따라 어린이 건강에 극과 극의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 자세한 사항을 분당 서울대병원 손정민 영양실장으로부터 들어보도록 하자.

▲왜소한 아이는 설탕이 보약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력이 좋지 못해 체력이 모자라 왜소해 보이는 아이들에게 설탕이 약이다. 영양분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체내 포도당이 부족할 경우 근육의 단백질로부터 에너지를 뺏어 와 체력이 약해지기 쉬운데, 이때 설탕이 포도당을 가장 빠르게 공급해 줄 수 있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식사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설탕으로 부족한 에너지를 제공해 준다. 소화에 도움이 되는 율무차를 설탕에 곁들이면 소화기능을 강화시키고 비타민과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 아이의 식욕과 소화기능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아이 성장에 설탕이 필요한 이유
-설탕은 밥과 마찬가지로 몸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세포 및 장기의 움직임부터 뇌를 움직이게 하는 등의 중요한 에너지로 쓰인다. 활동량이 많고 밥을 잘 먹지 않아 영양에 신경써야 하는 아이들에게 빼 놓을수 없는 필수 요소가 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설탕의 하루 권장량은 50g으로 10티스푼 정도.
-간식으로 따지면 250㎖ 용량의 콜라 2캔, 하드 아이스크림 2개, 200㎖짜리 과일주스 2컵을 마실 때 섭취하게 되는 양이다. 그러나 이보다 많이 먹는다고 모두 당뇨와 비만, 충치에 걸린다는 것은 아니다. 몸에 해를 끼치는 설탕의 양은 아직 정확하게 조사되어 나와 있지 않거니와 실제로 사람들이 섭취하는 양은 권장량의 2배인 100g 정도이기 때문이다. 권장량 안에서 먹되, 넘더라도 혈당이 빠르게 오르지 않도록 조절해서 먹으면 몸에 필요한 영양소의 하나로서 설탕을 안전하게 먹일 수 있다.

▲배탈이 났을 땐 설탕물이 최고
-설사로 인해 아무 것도 먹지 못할 때 물을 주면 탈수는 방지할 수 있지만 몸의 기력이 떨어져 배탈이 쉽게 낫지 않는다. 이럴땐 보리차에 설탕을 타서 마시게 하자. 설탕이 체내 수분 흡수율을 높여 탈진을 예방할 뿐 아니라 몸에 포도당을 빠르게 공급해 밥을 먹지 않아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도와준다.


 
 
 
<성장기 아이들의 설탕음식 먹기>

#하드 아이스크림은 하루 1개가 적당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매일 먹는 것이 아니라면 한개 정도씩은 괜찮다. 하드 아이스크림에 들어있는 설탕의 양은 하루 허용량의 40%에 해당하는 약 20g으로 그리 높지 않다.

#빵 간식은 식빵보다 카스텔라를
식빵은 빵 자체로 혈당을 빠르게 높일 뿐 아니라, 잼이나 크림을 더해 먹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호밀빵이나 카스텔라 등을 먹이도록 한다.

#요구르트는 하루 1개
아이들이 입에 달고 사는 것이 또한 요구르트인데 작은 요구르트 1병에는 약 10g의 설탕이 들어있고 떠먹는 요구르트는 약 17g의 설탕이 들어 있어 하루에 한병 정도면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