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포르투갈 하원은 임신 10주까지 제한 없이 낙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했다고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새 법은 대통령의 서명과 관보 게재 절차가 끝나는 수개월 후에 발효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포르투갈은 낙태를 합법화한 다수 유럽국의 대열에 합류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낙태 합법화 여부를 묻는 지난달 국민투표가 투표율이 50%에 미치지 못해 무효가 됐지만, 지지표가 반대표보다 많아 애초 예고대로 엄격한 낙태 제한을 완화하는 법률 제정을 추진키로 했었다.

   현행 법은 강간이나 태아의 기형, 임산부의 건강이 위험할 경우에 한해서만 임신 12주까지 낙태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포르투갈에서는 매년 1만여 명이 몰래 한 낙태 수술 합병증으로 입원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부작용이 심하자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 정부가 낙태 합법화를 우선 정책으로 추진해 왔다.

   포르투갈은 폴란드, 아일랜드, 몰타 등과 함께 유럽연합(EU)에서 가장 엄격히 낙태를 제한해 온 몇 안 되는 국가로 꼽히고 있다.

   영국에서는 여성들이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요구할 수 있고,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는 임신 12주까지 낙태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