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 투시도
바다를 메워 조성한 매립지 위에 초고층 건물들이 하나 둘씩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03년 8월 국내 최초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함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그 내부에서 조용히 공사가 추진되고 있는 최신 건축물들. 본격 시작된 지 4년을 맞는 시점에서 송도 곳곳에 벌써부터 그 웅장한 형상들이 자태를 뽐낸다.

아직 완성 전까지는 상당한 기일이 남았지만 외부로 엿보이는 그 거대한 규모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입이 벌어지게 한다. 특히 건설 과정에 도입되는 신기술 및 신공법은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을 방불케 하는 송도 개발현장은 세계 도시·건축 전문가들로부터 각광 받으며 수만명이 견학을 다녀 갔을 정도다.

그 중심에 위치한 인천대교. 총 연장 12.343㎞로 송도∼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한다. 교량 폭 31.4m에 왕복 6차로 다리로 주 경간폭이 800m에 달해 완공되면 세계 5위 규모의 사장교로 기록돼 동북아 허브로 비상하기 위한 인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영국 아멕(AMEC)사와 인천시 합작법인 (주)코다(KODA)개발이 시행을 맡아 오는 2009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며 삼성JV가 시공을 담당했다.

인천대교와 함께 송도의 명물로 쌍벽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동북아트레이타워. 높이 300m, 68층(66~68층 기계실)에 달하는 국내 최고층 빌딩이다. 연면적 4만5천여평에 사무용 공간 33개층, 장기투숙 호텔 31개층, 전망대 1개층 등으로 구성됐다.

미국 게일 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참여한 NSC(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에서 타워를 포함하는 국제업무단지 전체 지휘봉을 잡았다.

컨벤션센터호텔은 322개의 객실, 레스토랑 그리고 비즈니스 센터와 컨퍼런스 룸 등을 갖춘 복합업무시설이다. 호화로운 편의공간으로 비즈니스를 위한 최고 수준의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앙공원 바로 옆에 위치할 컨벤션센터는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3천여평의 무지주(기둥이 없음)공간을 구현한 혁신적인 최첨단 기술이 도입, 뛰어난 건축 미학과 구조를 선보인다.

특이하게도 이 네가지 시설물은 그 방식에 있어 공통점을 지녔다. 바로 '패스트트랙(Fast Track Method)'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보통 설계-입찰-시공으로 이뤄지는 순차적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 프로젝트 일정을 단축시키는 기법이다. 설계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일부 시공이 시작되며, 이후 설계와 시공이 동시에 진행된다.

3만t 하중지지 세계최대규모 英 전문지 10대건설물 선정도
■인천대교 (Incheonbridge)
▲인천대교 고가교 상판철근 조립현장
RCD(현장타설, Reverse Circulation Drilling)공법을 이용, 국내·외 최대 직경을 자랑하는 3m의 말뚝을 시공했다. 이 장비로 지반을 굴착하고 사전 제작된 철근망을 삽입한 후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으로 각 지층조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풍화암 또는 연암, 경암층의 60m까지 지지할 수 있다. 설계 단계 지지력 판단시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3만의 하중지지 결과를 얻었다. 자동화 설비에 의한 대구경 RCD 철근망을 제작, 기존 인력 작업에 비해 소요기간을 30% 가량으로 단축시켰고 투입 인원도 절반 이하로 줄였다.

한 경간(교각간 거리)에 해당하는 상부 구조물 전체를 육상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소정의 위치에 거치시키는 FSLM(Full Span Launching Method). 제작장에서 만들어진 상부 거더를 해상크레인(floating crane)으로 운반용 차량에 적재하고 제 위치로 이동하게 된다. 세계 처음으로 종·횡 방향 모두 프리텐션(pretension)을 도입시켰다. 8.4㎞ 고가교 구간에 적용한 50m FSLM공법은 국내 도로교에 첫 적용 사례로 꼽힌다.

교량의 하이라이트인 사장교 주탑과 800m에 달하는 주경간 부분은 현대 교량 기술을 집대성한다. 역Y형 주탑은 63빌딩 높이의 곡선 구조물을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정밀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속적으로 콘크리트 작업이 가능한 '자동 상승 거푸집 시스템'을 도입했다. 강풍이 예상되는 해상 공사에 맞춰 기능을 더욱 강화시켰다. 지난 2005년 영국 건설전문지 컨스트럭션뉴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설물로 뽑혔다.

플라즈마 로봇커팅 공법 눈길초고층 고강도 강재 국내최초
■동북아트레이드타워(Northeast Asia Trade Tower)
▲ 동북아트레이드타워 플라즈마 커팅시험.
고성능, 고강도 강재를 활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SM570TMC 등급의 고강도 강재가 적용된 것은 국내 초고층 건물로는 처음이며 재료의 사이즈 또한 감소됐다. 건물 평면을 볼때 1층에서는 사다리꼴 형상을 하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형상이 변화해 지붕 층에서는 삼각형 평면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평면 변화가 만들어 내는 3차원적 형태는 바람이 건물에 미치는 영향을 현격히 감소시켰다.

건설 현장에서는 플라즈마 로봇커팅 공법(Plasma Robot Cutting Method)을 적용했다. 지반 상태가 양호한 육상에서 항타(나무말뚝을 해머로 때려서 땅에다 박는 작업) 장비를 투입하여 강관 파일을 항타한 후 이번 공법을 적용해 안전성을 극대화시켰다.

일조 시뮬레이션 에너지 절약 유리 커튼월·금속자재 차별화
■컨벤션센터호텔(Convention Center Hotel)
▲ 컨벤션센터호텔 수직 선쉐이드.
수직 선쉐이드(Sunshade)는 일조시뮬레이션을 통해 서측의 강한 직사광선을 여과, 실내의 냉방부하를 줄였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입면의 수직성을 강조, 건물의 리듬감을 두드러지게 하는 핵심적인 디자인 요소이다. 이로 인해 마치 인천 앞바다를 향한 한 대의 돛단배를 연상시킨다.

풍하중에 대한 변위 및 바닥진동 등을 감안해 철골구조보다는 철근콘크리트구조를 적용, 객실에서의 사용상 안정감을 확보했다. 높은 천장고는 실내 공간의 쾌적성을 높이는 한편 시공의 단순화와 품질의 균질화를 이뤘다.

또 개방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호텔 외장은 금속자재와 투영성이 강조된 유리 커튼월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3차원 곡선형태 철골 트러스 무지주공법 효율적 공간활용
■컨벤션센터(Convention Center)
▲ 컨벤션센터 무지주 공법 현장.
돋보이는 전시공간의 효율적 활용 차원에서 내부의 기둥을 없앤 무지주 공법을 사용했다. 공간 내부의 기둥들을 없애고 큰 타원형태의 철골 2개를 축으로 해 4개의 지지점(스프링포인트)만으로 건물을 지탱하도록 했다. 일반적인 직선 형태의 철골공사와는 달리 3차원 곡선 형태의 철골 트러스를 이용해(각 철골마다 각도 및 길이가 다른) 독특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들었다.

490개 부스를 수용할 수 있는 대공간을 구성하는 철골부재는 현장에 들여오기 전 제작장 내에서 조립 과정을 거쳐 선형 및 가공 정밀도를 점검했다.

▲ 동북아 트레이드타워, 컨벤션센터 호텔, 컨벤션센터 조감도(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