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강원도 평창에서 지진이 발생했을때 이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 사람은 다름 아닌 햄이었다. 이들은 항상 자신의 차량이나 집에 기기를 켜두고 지내기 때문이며 긴급 상황시 서로에게 재난 상황 등을 전달해주는 보이지 않는 재난 알림이 조력자들이다.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에서 학성카공업사를 운영하고 있는 황흥수(39·사진) 사장도 성남의 위급 상황을 상시 체크하는 조력자 중 한명으로 '성남재난통신지원단' 소속 회원이다.
그는 지난 2005년 무선 통신 장비만 있으면 작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햄을 처음 접하게 됐고 지금은 무선 통신 호출부호인 '6K2FHN'가 더 친근한다며 미소를 짓는다.
무선 통신에서 알파벳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발음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정식 호출부호는 '식스키로투폭스트로호텔노멤버'로 불러야 한다.
그의 햄 경력은 짧지만 해마다 명절(추석, 설)과 연말이면 지원단 소속 회원들과 남한산성에 올라가 텐트를 치고 경기도 및 충청북도 지역을 이동하는 이들의 교통상황을 중계한다. 성남지역에서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회원 뿐 아니라 햄을 하는 이들과 통신을 하면서 재난지역으로 들어가 현지 상황 및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이들은 또 매일 오후 8시부터 약 3~4시간 동안 성남지역 우범지역을 순찰하는 방범지킴이 역할도 겸하는 것은 물론 1년에 한번씩 지역내 장애인 등 소외계층 세대를 방문해 갯벌체험 등의 봉사활동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카센터를 운영하면서도 항상 사무실의 햄을 켜 놓고 있는 그는 집에 들어가서도 항상 햄에 귀를 기울인다. 혹시나 모를 만일의 사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햄에서 "CQ CQ COPY STATION…"이라는 말이 들려올때다. 이 말은 햄 통신자가 현재 재난이나 위급 상황 등에 처해 도움을 구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산을 등반한다는 한 사람으로 부터 이 소릴 듣고 그는 곧바로 119 무선봉사대에게 알려 구조대가 출동해 조난될 뻔한 이를 구하기도 했다.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그의 소망과 같은 소망을 꿈꾸는 아마무선 봉사회가 있는 한 재난 발생시 가장 신속하고 가장 먼저 그와 그의 동료들이 내미는 손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