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화끈한 골 잔치를 벌이며 챔피언스리그 4강 티켓을 획득, '트레블' 의 꿈을 이어갔다.

   '부자 구단' 첼시도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짜릿한 결승골로 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해 '축구종가'의 위력을 떨쳤다.

   맨유는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홈 구장인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AS로마(이탈리아)와 2006-20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마이클 캐릭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두 골씩 뽑고, 앨런 스미스와 웨인 루니, 파트리스 에브라까지 골 세리머니를 펼치며 7-1 대승을 거뒀다.

   주장 완장을 찬 노장 라이언 긱스는 4골을 배달했다.

   폴 스콜스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운 5일 원정 1차전에서 1-2로 패했던 맨유는 AS로마에 굴욕적인 패배를 안기며 결국 1, 2차전 합계 8-3으로 4강 진출권을 따냈다.

   맨유가 대회 4강에 오른 것은 2001-2002 시즌 이후 5년 만이다. 맨유는 AC밀란(이탈리아)-바이에른 뮌헨(독일)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1998-1999시즌에 이어 8년 만에 트레블(정규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우승) 달성에 도전하고 있는 맨유로서는 큰 고비를 넘겼다.

   게리 네빌 등 주전 수비수들에 이어 미드필더 박지성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스콜스의 공백까지 겹쳐 위기를 맞았던 맨유지만 이날 대승으로 트레블에 대한 자신감을 한층 더 키울 수 있게 됐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루니와 스미스를 투톱에 세우고 미드필더에는 좌우에 라이언 긱스와 호날두, 중앙에 캐릭과 대런 플레처를 배치해 골 사냥에 나섰다.

   맨유의 골 폭풍은 전반 11분 시작됐다. AS 로마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호날두가 이어준 볼을 캐릭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때린 것이 로마 골키퍼 도니를 지나 뚝 떨어지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어 전반 17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가브리엘 에인세, 긱스를 거쳐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연결된 공을 로마 수비수 크리스티안 키부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자 스미스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차 넣었다.

   2분 뒤에는 긱스의 도움으로 루니가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슛으로 추가골을 터트리며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 맛을 봤다.

   전반 44분에는 긱스가 하프라인에서 건네준 볼을 호날두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슛으로 골그물을 흔들며 로마를 공황 상태로 몰고 갔다.

   후반 들어서도 맨유의 공세는 식지 않았다. 이미 의욕을 잃은 로마는 맨유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후반 4분 긱스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찔러준 날카로운 크로스를 호날두가 골 지역 내 오른쪽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차 넣었고, 15분에는 캐릭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중거리포로 다시 골문을 열었다.

   로마는 후반 24분 다니엘레 데로시의 만회골로 한 점 따라붙었지만 승부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7분 존 오셔와 교체 투입된 맨유 에브라가 36분 추가골을 터트려 기록적인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맨유와 다관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첼시도 발렌시아(스페인)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45분 마이클 에시엔의 결승골로 2-1로 승리해 1, 2차전 합계 3-2로 4강행을 확정지었다.

   1차전 홈 경기에서 1-1로 비겼던 첼시는 전반 30분 발렌시아의 페르난도 모리엔테스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때린 왼발슛이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결국 2분 뒤 모리엔테스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호아킨 산체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달려들던 모리엔테스가 왼발로 골문에 차 넣었다.

   하지만 첼시는 후반 7분 안드리 셉첸코가 문전 혼전 중 동점골로 균형을 되찾아 온 뒤 연장으로 넘어갈 듯 하던 후반 45분 에시엔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며 치열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