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미학의 결정체, 도자(陶磁·Ceramic)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07 제4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역시 천년 도자의 고장 '이천-여주-광주'에서 오는 28일부터 한달간 '도자의 신비로움'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오감(五感) 만족의 도자축제'가 펼쳐진다. 해를 거듭할수록 '국제 도자 축제'의 명성을 더 하고 있는 세계도자비엔날레는 올해 테마로 '미래의 아시아를 빚자(Reshaping Asia)'로 정했다. 세계적 역사학자 토인비는 "미래는 아시아의 문화가 세계를 이끌 것"이라고 예언했다. 특히 아시아 문화중 '한류'(韓流)가 세계 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토인비는 전망했다. 한류 문화의 결정체, 도자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편집자 주>

#국제공모전-미래의 도예를 꿈꾸다
 
 
 
  ▲ 대상 보딜만츠 作 '건축적 부피'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세계도자비엔날레가 '국제 도자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요인중 하나가 국제적 수준의 지명도 높은 작가들의 참여도를 대폭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올해 역시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유명 도자 작가들과 함께 실험적인 젊은 작가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전 세계 66개국 1천436명의 작가가 참여해 2천444점을 출품했다.

대상은 덴마크의 여성작가 보딜만츠(63)의 '건축적 부피(Architectural Volume)'가 차지했다. 심플한 흑백의 선으로 현대 생활도자의 깔끔한 아름다움을 표현해 냈으며 용기의 부피, 크기 변화에 따른 배치로 전체적인 공간변화와 건축의 느낌을 담아낸 작품이다.

금상은 이윤아(35·한국)의 '초자연적인 01'(생활부문)과 클레어 린드너(24·프랑스)의 '거대한 바다짐승'(조형부문)이, 은상은 안토넬라 치마티(50·이탈리아)의 '크레스피나', 아요키 료타(28·일본)의 '작은 보석', 미카엘 기어트센(40·덴마크)의 '푸른 사물', 이춘복(34·한국)의 '숲'이 선정됐다.

 
 
 
  ▲ 메리안 헤이여달 作  
 
수상작 26점과 입선작 162점은 '생활'과 '조형'으로 나뉘어 여주 세계생활도자관 1층(생활부문 70점)과 이천 세계도자센터 1층(조형부문 118점)에 전시된다.

여주 세계생활도자관 제1·2전시실에서 펼쳐지는 생활도자의 세계에서는 도예가들의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변신한 테이블웨어, 꽃병, 접시, 촛대, 다기세트 등이 '서양-조형', '동양-생활'이란 고정관념을 넘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천 세계도자센터의 조형도자는 다변화하는 현대도예의 탈장르 경향과 함께 현대 도예가들의 철학적, 사회적, 실험적인 현대도예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국제공모전 전시에서는 에피소드 형식의 이미지 이야기가 함께 전시돼 작가들이 어떻게 작품을 완성했는지, 어떤 콘셉트를 갖고 접근했는지, 그들의 작업실은 어떻게 꾸며졌는지 등을 생생하게 보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도자, 아시아의 피부(Ceramic, Skin of Asia)
 
 
 
  ▲ 고이에 료지 作  
 
이천 세계도자센터 2층 제3·4전시실에서 펼쳐지는 '도자, 아시아의 피부'는 올해 세계도자비엔날레의 메인 전시다. 지구의 피부인 흙으로 도자기를 빚듯이 새로운 아시아를 빚는다는 의미를 내포한 이번 전시에는 중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호주 등 14개국 26명의 현대 도예가들의 작품을 통해 상이한 전통들에서 출발한 과거가 수 천 년의 교류와 변이를 거치면서 도달한 현재 아시아 도자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도예의 탈 장르를 시도해 아방가르드 제1세대로 꼽히는 고이에 료지(일본)는 불에 굽지 않는 실험적인 제작기법을 보여주며, 메리안 헤이여달(노르웨이)은 중국 진시황릉 병마용의 얼굴을 여성전사로 변형한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두 테마가 연결되는 접촉지대로서 제3의 상상공간을 펼쳐 보인다.

전시 구성 역시 이천 세계도자센터 1층 국제공모전이 끝나는 곳부터 2층 전시장을 연결하는 긴 슬로프 공간을 조성해 마치 관람객들이 작품을 만나기 전 의식을 치르듯 걸어 오르며 아시아 도자의 역사를 이해하고, 학습하는 시간을 갖도록 꾸몄다.

이어 단순한 도공이 아닌 몽상가, 무정부주의자, 괴짜 또는 또다른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의 생산물을 보여주는 '아시아 도자문화상상'이 관람객들에게 도자의 과거에서 현재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고, '발견된 과거들'에선 다양한 아시아의 지역적 전통과 원형을 만나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