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이라도 축구만 할 수 있으면 상관없어요."

지난달 제26회 전국축구연합회장기 경기도대표선발전에서 우승한 안성시OB축구단(단장 한창운·회장 최경희)은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안성 한경대에 하나둘 모여 맨땅 운동장에서 먼지가 풀풀 날리는 가운데에서도 축구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은 가끔 안성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을 어렵게 구해 인조잔디 위에서 훈련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아 초등학교 운동장이나 한경대 운동장에서 그것도 고교 선수들과 나눠 사용하는 게 다반사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태생적인 한계와 환경적인 어려움을 축구에 대한 열정과 투지로 조금씩 극복해나가며 지난 1994년 창단한 이래 그동안 경기도체육대회 및 문광부장관기 도대회 등에서 준우승을 3차례나 차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지난달 18일 안성시OB축구단은 제26회 전국축구연합회장기 축구 50대 경기도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부천시를 접전끝에 누르고 감격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오는 5월12~13일 경남 남해에서 열리는 전국축구연합회장기 대회 50대 이상 도대표로 뽑혀 처음으로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

기존 엘리트 선수 출신이 전혀 없이 50대 순수 동호인들로만 구성된 축구클럽인 안성시OB축구단이 도대표로 선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다음달 대회를 앞둔 이들은 기존의 주말 훈련 이외에도 이달 중순부터는 열흘동안 집중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그동안 이들은 경기도내 대회의 경우 그때그때 동호인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참가 경비를 가까스로 충당해왔다. 하지만 다음달 도대표로 출전하는 전국대회엔 참가 경험이 전무한데다 남해까지 내려가야 하는 등 교통비 및 숙박 문제로 인해 훈련경비 및 참가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유해철 안성시OB축구단 사무국장은 "맨땅에서 훈련하는 어려운 실정에서 현재 선수 및 임원 포함 40여명 정도의 인원이 최소 2박3일 일정의 대회 출전을 위해 예산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너무 요원하다"며 "물론 경기도생활체육협의회로부터 소정의 훈련비를 받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변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