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북이 도로' 1㎞ 남겨두고…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 제1터미널 야적장 옆으로 주차된 컨테이너 차대들이 도로를 점유, 상습적인 교통체증을 유발해 터미널 정문에서 부곡IC까지 연결되는 도로의 컨테이너 차량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서 있다. /임열수기자·pplys@kyeongin.com
수도권 최대 화물기지인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의왕ICD) 진입로가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으면서 컨테이너 차량들이 길에서 최장 3시간여를 기다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의왕ICD의 혼잡이 극심한 날에는 영동고속도로 부곡IC까지 컨테이너차량 행렬이 늘어서 고속도로의 정체까지 유발하고 있으나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지난 11일 오전 11시30분께 의왕시 이동 부곡IC입구 사거리.

의왕ICD 제1터미널 방향 도로를 통해 컨테이너차량들이 줄줄이 진입하고 있었다. 다행히 사거리까지 차량행렬이 늘어지진 않았지만 제1터미널로 연결되는 도로는 양방향으로 컨테이너 차량들이 꽉 들어차 힘겨운 상태였다.

컨테이너 기사들은 특히 물동량이 집중되는 월·수·금요일 오전 시간대는 영동고속도로 부곡IC까지 컨테이너가 줄을 서는 바람에 고속도로까지 정체를 빚는다고 전했다.

기사 김모(45)씨는 "오늘은 그나마 나은 편으로 심할 경우 부곡IC까지 꼬리가 이어져 제1터미널에 들어가는데 2∼3시간이 걸리기도 한다"며 "기사들은 시간이 곧 돈인데 겨우 1㎞ 정도를 남겨놓고 진입을 못해 하루를 공치니 환장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기사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정체의 주범은 제1터미널 야적장 옆으로 주차된 야적장 운영업체의 컨테이너 차대(chassis)들. 왕복 6차로 도로 중 이 차대들이 2차로 이상을 점유하는 바람에 체증이 유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도 터미널 정문에선 주차된 차대를 피해 출구가 아닌 입구로 나오는 차량과 입구로 들어가는 차량 간 아찔한 순간이 여러번 연출됐다. 정확한 터미널내의 사정을 파악하려 했지만 회사측은 입구에서 부터 진입을 통제했다.

화물연대서울경기지부 관계자는 "제1터미널 안에 주차된 차대 문제만 해결돼도 어느 정도 소통이 될 것으로 보여 수차례 요청했으나 소용이 없다"며 "이전에 사용하다 폐쇄한 출입구라도 터달라고 했지만 그마저 소식이 깜깜이다"고 말했다.

운영사인 (주)경인ICD도 이같은 실정은 시인하면서도 대책마련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운영사측에 따르면 의왕ICD의 하루 물동량은 컨테이너 4천∼4천500TEU로, 이중 철도로 운송되는 1천TEU를 제외해도 하루 ICD를 거쳐가는 컨테이너차량은 1천여 대를 넘어 상습적인 체증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인ICD 관계자는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고, 오전 일정시간대만 차량이 정체되는 것이어서 기사들이 어느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며 "우리도 보고만 있는 건 아니라 관련용역을 발주하고, 시와 출입구 개설을 협의하는 등 시설확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